물건은 사는 순간 가치가 떨어진다. 예컨대, 자동차만 해도 극소수의 희귀차량을 제외한 나머지 차들은 ‘딜러 숍’에서 키를 건네받아 첫 운전을 강행(?)하는 순간 가치가 뚝 떨어지게 된다. 떨어진 가치는 따로 계산하지 않아도 중고차 시장에 가면 감가상각 정도를 알려준다. 살 때 지불한 액수와 내다 팔 때 받는 금액의 차익은 원금 회수가 불가능한 ‘성크 코스트(Sunk Cost)’다.


그럼 왜 시간이 지날수록 물건의 가치는 떨어지는 걸까? 한 가지 이론을 짚고 넘어가자. 여기 ‘만선(滿船)’의 꿈을 가진 고기잡이배가 한척 있다. 이 배 선장은 고등어를 잡을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잡아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배가 한 척 뿐이라면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100척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100척의 배가 잡아들인 고등어로 인해 가격이 폭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풍부해진 자원으로 인해 가격이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문제가 되는 것은 어부들이다. 만선이 되어 왔지만, 가격 폭락으로 인건비도 못 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바다생태계는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될지 모른다. 정부가 각종 세금부과 및 법적 규제로 가치 절하를 막는 것은 이 같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캐나다 비씨주(州)의 ‘카본 텍스’가 대표적이다. 비씨주는 이 세금을 적용해 화석연료 사용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세금 부과 기준에 대해 논란도 많았지만, 정책 시행 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주(州)정부는 거둬들인 세금으로 친환경 지하철을 설치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 동참한 거주민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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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부에 따르면 가솔린 차량 운전자들은 2012년이 되면 전해에 비해 리터당 7.2센트 이상의 주유세를 더 지불하게 된다. 신규 차량 구매자에겐 매년 20~ 68달러(약 2만3700~ 8만500원)의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이를 통해 10억 달러(약 1조1840억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막는 것은 물론, 기후 환경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는 게 주정부 측 분석이다.


서해안 모래사장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를 보존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가치가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는데, 정부에서 넋 놓고 지켜만 본다면 손가락질 받기 마땅하다. 정부가 앞장서서 가치 하락을 막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우리만 영위하는 곳이 아니다. 미래 후손들에게 넘겨줘야 하는 의무를 잊지 않았다면, 환경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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