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러시아의 기업 국영화에 앞장섰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민영화로 입장을 선회했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러시아가 10년래 처음으로 재정적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해외투자자설명회(NDR)에 참석해 “러시아는 자유시장경제”라며 “정부는 경제 전반에서 한 발 물러나 민간이 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총리는 대통령 재임 시절 최대 천연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을 국영화 하는 등 정부의 경제 개입을 늘려왔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러시아 정부가 국영기업의 보유 지분을 대거 매각하면서 태도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총리는 포트폴리오 투자자들과 가진 오찬 모임에서도 해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오찬 모임에는 캐피털 리서치 글로벌 인베스터, DWS 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의 테마섹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도 푸틴 총리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는 3년 이내에 정유와 통신, 항공 기업에 대한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책은행인 OAO 뱅크 VTB의 지분도 50% 이내로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장관 엘비라 나비울리나도 국영 해운업체, 공항 등이 민영화의 주요 타깃이라며 정부의 민영화 계획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러시아 경제계의 태도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러시아 사모펀드 클라리덴 로이의 지나 치올라 매니저는 “민영화 계획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며 “추진 규모도 너무 작다”고 평했다. 그녀는 정부 개입으로 인해 민영화가 늦어지면서 러시아가 자원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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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해외 투자에 대한 각종 규제가 러시아 정부의 계획을 저해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민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알파 은행의 수석 스트레터지스트인 론 스미스는 “정부가 기업 지분을 50%이상 매각한다하더라도 정부가 기업들에 대한 주도권을 내놓은 것이라곤 보지 않는다”며 계획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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