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사전의 표현을 빌리면 여성의 권리신장, 또는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사람을 뜻한다. 더 깊이 파고들자면 ‘평등’, ‘권리’의 의미까지 들먹여야겠지만 남녀가 동등하다는 관념이 현대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간단하게 생각해버리면 우리는 대부분 페미니스트들이다. 아, ‘페미니스트’의 사전적 의미에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가 포함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페미니스트들의 숫자는 더 늘어날 수도.
그러나 막상 누군가가 ‘당신은 페미니스트 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남녀를 불문하고 대답하기기 머뭇거려진다. (물론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혹은 아니라고 확신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남녀가 평등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혹은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주는 배타성, 정치적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등등의 이유로 말이다. 이 때문에 한때 여성주의 운동에 몸 바치던 이들도 ‘전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휴머니스트에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등등의 말로 논쟁을 비껴나가곤 한다.
2000년 부커상을 수상한 캐나다 출신 소설사 마가렛 애커우드는 작품에서 젠더 이슈를 많이 다루는 여성주의 작가로 통했다. 그런 그가 요즘 ‘더 이상 내 자신이 페미니스트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하자 이 세상에서 페미니스트의 씨가 말라버린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이건 뭐, 레이디가가가 “요즘 젊은 여자들은 페미니즘을 ‘남성혐오(man-hating)’와 동일어로 생각해요”라고 말한 것 다음으로 충격적이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그래서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당신은 페미니스트 입니까?’라고 질문하기 위해. 다음은 질문에 대한 그들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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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시 에민(Tracy Emin, 예술가)
Yes! 나는 페미니스트다. 항상 그랬던 건 아니다. 예전에 ‘메이드스톤 아트 컬리지’와 인터뷰를 했을 때 “페미니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때 나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요”라고 대답했었다. 내 자신이야 목소리도 세고 힘도 세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여자들도 많고 그들에게는 법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캐시 레뜨(Kathy Lette, 작가)
페미니즘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F워드(F word)’다. 여자들에게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머리 위의 ‘유리 벽’이 존재한다.
◆페이 화이트(Faye White, 영국 여자 풋볼팀 주장)
난 내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페미니스트들은 항상 정치적으로 엮여 있다. 내가 풋볼 플레이어라고 해서 내가 페미니스트라는 것은 아니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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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미 차크라바티(Shami Chakrabarti, 인권단체 리버티 회장)
나는 기꺼이 페미니스트라고 불리겠다. 난 정말로, 깊이, 인종 간에 차이가 없다고 믿듯이 남녀도 동등하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은 정말 ‘쿨하지 않은’ 단어가 돼버렸지만 뭐 어때, 페미니스트가 돼서 넓은 관점을 가져보라!
◆드보라 모딘(Deborah Meaden, 기업인)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내 위치를 ‘여자’가 아닌 ‘인간’으로 잡고 있다. 그리고 “내가 여자라서 이런 일이 생긴거야?”라는 생각 따위는 하지도 않는다. 페미니즘은 과거에는 의미가 있었겠지만 더 이상 건설적인 생각이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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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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