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제갈량 거침없는 질주


적벽대전 당시 '화살 10만개'를 만들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의 화살 10만개를 이용해도 된다는 기지를 발휘한 제갈량이 증권가에도 나타났다. 2013년까지 국내 TOP 3 종합금융투자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KB투자증권은 지점을 하나도 만들지 않고도 온라인과 KB국민은행의 전국 1200여개 지점망과 2500만명의 고객을 통해 리테일영업 부문을 쑥쑥 키우고 있다. 또 IB부문 최강자들을 영입해 국내 IB가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던 단독 초대형 딜 M&A 자문 역할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이를 토대로 아시아 지역에 특화된 IB강자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지점수 '0'개로도 리테일 잘할 수 있어"=대부분 증권사들이 전국 지점 수를 늘려 리테일(소매)부문을 키우려할때 나홀로 'No'를 외치며 지점을 만들지 않겠다고 했던 KB투자증권이 리테일 영업시장에서 순항하며 연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KB투자증권은 지난 2월 숫자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존중하겠다는 투자 휴머니즘을 내세워 리테일시장에 뛰어든지 불과 6개월만에 총 계좌수 35만7000개를 넘어서는 성과를 드러냈다. 영업일수로 두 달도 채 안돼 일 평균 2000여개의 신규계좌가 개설되며 10만개가 넘는 계좌 수를 확보했다. 3월 10만계좌 돌파에 이어 4월 20만계좌도 넘어섰으며 9월 2일 기준 35만6808계좌를 기록, 4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점 없이도 KB투자증권이 리테일부문에서 순항한 데에는 'KB plustar(플러스타)'라는 HTS를 출시하며 온라인 주식 브로커리지로 리테일 영업을 시작한데 힘이 컸다. KB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최초 계좌 가입고객에게 90일 간의 온라인 매매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펼치고 있으며 이 달부터는 'S.T.A.R 수수료'라는 새로운 수수료 제도를 도입, 고객이 본인의 투자패턴에 따라 수수료 체계를 직접 선택해 최적의 수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같은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의 복합상품 출시, 금융네트워크 연계 협력은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했다. 지난 4월에 KB금융그룹의 첫 복합상품인 KB플러스타 통장이 출시된 것은 KB투자증권이 더욱 빠르게 고객기반을 확대하는데 도움을 줬다. KB플러스타 통장은 하나의 통장에 KB국민은행의 모든 기능은 물론 증권, 보험, 카드 기능까지 갖춘 복합금융통장으로 그 동안 은행 통장과 주식 통장을 따로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었다. 첫번째 복합상품인 KB플러스타는 출시 4개 월만에 19만여 계좌라는 전무후무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KB투자증권은 최근 주식계좌 개설 제휴망을 KB국민은행,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와 더불어 농협중앙회까지 넓혀 더 많은 고객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올 하반기 중에는 KB국민은행의 PB점포에 증권 전문 인력을 파견, 시범적으로 증권 서비스를 제공 할 계획이다. PB센터에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전국 지점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으로 KB국민은행과 연계한 복합점포 개설을 통해 고객에게 편리한 원스탑(One-Stop) 자산관리 서비스 및 업계 최상의 자산관리서비스(Wealth Management)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구축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작지만 실속있는 특화된 한국형 IB"=KB투자증권은 KB국민은행에 인수되기 전인 한누리투자증권때부터 IB가 강한 증권사였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에서 IB 노하우를 쌓은 김명한 사장이 KB투자증권의 사령탑을 맡으며 IB부문은 더욱 전문성을 갖추게 됐다. 김명한 사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업금융본부에 속해 있던 M&A자문(M&A Advisory)부문을 따로 떼어 내 IB본부를 별도로 만든 일. 그리고 리먼 브러더스 출신의 이민섭 본부장을 비롯해 컨설턴트, IB 뱅커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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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지난 해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얼어붙어 있던 M&A 시장에서 롯데그룹의 두산주류사업부 인수를 위한 자문역할을 담당, 5000여억원이라는 초대형 딜을 성사시켰다. 국내 대형 M&A 프라이비트 딜(Private deal) 중 국내 IB가 단독으로 매수자문 및 매각자문을 한 최초의 사례이자 리먼사태 이후 국내 기업간 사업구조조정 형식의 대형 M&A 딜이였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IB본부가 시장에서 '루키'로 떠오르며 KB투자증권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는 사이 회사채발행 및 ABS발행 업무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기업금융본부는 명실상부한 KB투자증권의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KB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자체 리테일망을 갖추지 않고서도 채권자본시장(DCM)분야에서 총 63건, 4조4000억이 넘는 원화표시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며 블룸버그 집계 순위 1위에 올랐다. 올 상반기 14.1%의 점유율로 지난해 같은기간 4위에 그쳤던 순위를 명실상부한 국내 원화표시 회사채 발행 1위사로 바짝 끌어올린 셈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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