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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한국 경제의 저력과 자신감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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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호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장

장중호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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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국내외 각 기관에서는 우리나라의 2009년 경기 전망을 글로벌 금융 불안의 회복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예측했다. 선진국의 불황으로 인해 수출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고용 시장이 악화되며 주식, 부동산 등 내수 시장의 침체와 함께 가계 부채는 높아지는 우울한 시나리오는 2009년 하반기에야 겨우 저점을 찍고 소폭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2009년의 2/3가 지난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이러한 2008년 말의 우울한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물론 이것이 일시적인 것인지 지속적인 흐름으로 돌아선 것인지에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2009년 2월 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4.0%로 제시하면서 G20 국가 중 최악의 경제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8월 9일 IMF는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1.8%로 조정했다. 7월에 -3.0%로 예상한지 한 달만에 다시 예상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게다가 2010년 2.5%, 2011년 5.2%, 2012년 5.0% 등 앞으로의 지속적인 높은 성장 전망도 내놓았다.

비단 IMF 뿐만이 아니다. OECD는 최근 한국 경기가 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올 4분기부터 경기 팽창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작년 말과 올 초에 우리나라의 외환 보유고 위기를 전망했던 많은 언론 및 기관들도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나타내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나 블룸버그 통신 등의 유수 해외 언론들은 우리나라가 경제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외국계 투자 은행 및 신용 평가 회사들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실질적인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2.3%로 OECD 평균 0.0%와 비교시 매우 높은 증가세이다. 주식 시장은 13개월만에 1600선을 돌파하는 상승세이고, 3월에 1500원대까지 올랐던 원ㆍ달러 환율은 120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실물 경제에도 반영되어 8월 소비자 심리 지수는 114로 2002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렇게 예상과 달리 단기간에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선 이유에는 정부의 과감한 재정 지출과 정책, 원화 강세와 경영혁신 등을 바탕으로 한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들고 있다. 정부의 승용차 세제 혜택, 잡 셰어링, 희망근로 사업 확대, 세금감면, 금리인하, 환율방어 등 선제적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확대하고 소비를 진작하는 등 대응을 했고, 당초 선진국의 경기가 좋지 않아 소비가 줄면서 타격을 예상했던 수출 시장이 세계 각국이 세금 감면 등의 경기 부양책을 쓰면서 소비자들이 원화 강세로 인해 경쟁력이 생긴 우리나라 제품을 많이 구매해 수출 기업의 실적호조 또한 큰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만 예를 든다하더라도 작년 4분기에 7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보면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2조5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 오히려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휴대폰 부문은 미국시장 점유율 24.4%로 1위, 세계시장 점유율은 19.2%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은 불황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긴 치킨 게임에서 최후의 승자로 사실상 인정을 받으면서 제때 투자를 하지 못한 경쟁 업체들과의 격차를 점차 벌리고 있다. 삼성이 승승장구하는 원동력은 지속적인 R&D를 통해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이로 인해 얻은 수익을 다시 R&D에 투자해 경쟁 업체들과의 격차를 점차 벌려 왔기 때문이다. 경기가 호황일 때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경기가 불황일 때 비로소 꾸준히 실력을 키운 진정한 효과가 드러나는 법이다.

하지만 여전이 많은 사람들과 일부 언론은 정부와 기업을 성토하고, 이러한 성과는 반짝 효과일 뿐이라고 폄하하고 근본적인 대책과 능력을 요구하며 무능한 정부의 퇴진을 외치고 기업의 성과를 무시한다. 물론 미진하고 더 개선해야 하는 정책과 경영현황은 인정하고 더 잘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크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대책과 기업의 역할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다.

어려울 때일수록 같이 힘을 합치고,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여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필요할진대, 요즘엔 어느 누구도 고민하는 정부나 힘들게 전세계 경쟁자들과 싸우고 있는 기업들에 박수를 쳐주고 응원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는 듯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모든 정책을 부정하고 폄하하고, 퇴진을 외치고, 투쟁을 선언하고, 파업을 행하고, 기업인을 욕하고 환율효과에 의한 반짝 실적이라고 비웃는다. 이러한 부정적 분위기에서도 앞에서 언급한 경기회복과 사업실적을 이루어낸 주체들과 온 국민들이 참 대견하다고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경제의 기반은 나쁘지 않다. 우리와는 체질적으로 다르고 철옹성같다고 생각했던 많은 서구의 선진국들이 휘청거리고 아직도 하락의 길로에 있는 것을 이번에 확인하지 않았는가 ?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우리의 저력을 믿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지만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말해주는 문화가 확대됐으면 한다. 그래야만 정부나 기업과 같은 중요한 한국경제의 핵심 주체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더욱 현명하고 신중한 근본적인 깊은 결정을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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