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외국인이 국내 주식과 채권을 사기 위해 들여온 자금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자본수지 항목 가운데 증권투자수지가 79억4000만 달러에 달한 것인데요, 외국인은 국내 주식에 31억4000만달러, 채권에 56억3000만 달러 등 총 87억8000만달러를 순투자했습니다.
외국에서 자본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은 좋은 일이 분명합니다. 국내경제가 불안하고 투자가치가 없다면 투자에 나설리 만무한 것이고 이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세계경제 속에 외국인투자의 흐름을 보면 쌍수 들고 환영만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통상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흐르는 외국 자본을 크게 나누면 원조와 부채, 투자 세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이 가운데 부채는 은행 융자와 정부 혹은 기업의 채권에 대한 투자를 일컫습니다. 투자는 포트폴리오 지분투자와 외국인 직접투자(흔히 FDI로 표시) 형태가 있지요.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을 보면 포트폴리오 지분투자는 부채에 속하는 은행융자 만큼은 아니지만 변동성이 높은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 개발도상국의 경제 전망이 밝으면 지나치게 많은 외국 금융 자본이 몰려와 자산 가격은 일시적으로 실질 가격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자산버블을 형성하고 반대로 상황이 악화되면 자산 버블이 터지고 외국 자본이 한꺼번에 철수하게 되면서 경기침체가 악화된다고 장 교수는 꼬집고 있습니다.
실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 우리는 이를 겪은 바 있습니다.
장 교수는 1980년대 및 1990년 대 선진국들의 강권에 개발도상국들이 맥 없이 자본시장을 개방한 뒤로 금융위기를 훨씬 자주 경험하게 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 '화폐전쟁' 등 장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과 같이 신자유주의 경제학을 비판하는 서적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동감여부를 떠나서 외환위기를 겪었고 금융위기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이 대거 한국 증시로, 채권으로, 또는 부동산으로, 심지어 직접투자에 몰리더라도 내심 마음이 개운치 않은 것은 외국인 자본의 한국사랑이 막장 드라마에서의 불륜, 배신보다도 더 쉽게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우리 대표 글로벌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선전하며 공장 가동률도 100%에 달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외국인들이 펀더멘털투자 하기를 기대하기 전에, 투기성 자금이라도 펀더멘털투자로 성격을 바꿀 수 있는 한국경제의 체질적 개선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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