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 아시아 개발은행(ADB)은 혹독했던 아시아 외환위기를 교훈 삼아 지역통화 표시 회사채 시장을 확대하는데 힘을 쏟기 시작했다. 현지 기업들이 해외 채권자들과 은행 대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 가운데 1378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 회사채를 제쳐 놓는다 해도 아시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규모 760억 달러에 이른다. 이처럼 아시아 지역 회사채 시장이 고속 성장 하게 된 배경에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HSBC 채권 캐피탈 마켓의 로드 사이크 헤드는 “다른 곳에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았을 때 지역 회사채 시장이 자금의 원천이 됐다”며 “특히 은행과 해외 채권시장의 문이 닫혀 있었을 때 지역 회사채 시장이 좋은 대안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도 일조했다. 연초 한국 정부는 외국인 국채 투자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하는 등 외화유입 정책을 실시했다. 올들어 현재까지 한국의 원화 표시 회사채 발행 규모는 359억 달러로 전년대비 3배 늘었다. 한국보다는 채권발행 규모가 작은 태국의 경우 올해 채권 발행액이 92억9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규모의 성장과 별도로 구조적인 취약성은 극복해야할 과제다. ADB의 박신영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경우, 회사채 기준가격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국채 발행 주기를 더 좁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지역 회사채 시장은 아직까지 성숙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취약성을 노출한다”며 “제공하는 상품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투자자들의 다양한 리스크 선호도를 만족시켜주지 못하며 어떤 나라에서는 연기금과 같은 다양한 투자 저변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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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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