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 기업 이익에도 통하는 말이다. 이익의 질이 높은 기업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한다.
그렇다면 '양질의 이익'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실적 발표 시즌이면 투자자들의 시선이 온통 각종 수치에 집중된다. 대개 기업이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이익을 내놓으면 주가가 상승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떨어진다.
일차적으로 투자자는 이익의 크기에 관심을 둔다. 매출이 얼마인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얼마인가에 시선이 먼저 꽂힌다. 하지만 좀 더 노련한 투자자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수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속을 들여다 본다. 이익의 질적인 측면으로 접근할 때 기업을 보다 정확히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의 질이 높은 기업은 대부분 주가수익률(PER)이 높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웃돈다.
이익의 질을 파악하려면 크게 세 가지를 살펴야 한다. 먼저 이익의 지속성이다. 기업 어닝 시즌에는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곤 한다. 경기 한파에도 시장 전문가의 예상보다 높은 이익을 올렸는데 주가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것.
이익을 낸 것이 석연찮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대개 이익을 냈지만 매출은 줄어든다. 영업이익도 감소하거나 적자를 낸다. 그런데도 순이익을 올린 것은 자산을 매각하거나 감원으로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 때 현명한 투자자들은 두 가지를 생각한다. 기업의 이익이 순수한 영업활동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익의 질이 떨어진다. 이런 회사는 경기가 살아나도 정상적인 영업으로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 자산을 내다팔았기 때문에 늘어난 수요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매출 증가나 비용 감축에 따른 이익은 양질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 두 가지 모두 지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 혁신이나 신제품 개발에 따른 매출 증가는 일정 기간 동안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비용 감축도 마찬가지. 합리적인 비용 감축은 중장기적으로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속성이 있다는 얘기는 향후 실적 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시장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기업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을 기업이 통제할 수 있는가에 따라 이익의 질이 결정된다.
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이익이 급변동하는 기업이 있다. 수출 비중이 높거나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들이 대부분 그렇다. 그런데 환율을 기업이 통제할 수 있을까. 주가보다 더 예측하기 어려운 상품이 외환이다. 귀신도 모르는 변수에 실적을 맡겨야 하는 기업의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라면 급등락하는 환율만큼 극심한 감정 기복에 휘말릴 수 있다.
원자재도 마찬가지. 헤지펀드를 포함한 투기자금이 상품시장에 진입하면서 원자재 가격도 변동성이 높아졌다. 일개 기업이 원자재 가격을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예측조차 쉽지 않다.
장부상 이익은 실제로 기업에 유입된 이익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외상 거래 없이 사업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외상 거래를 할 때 물건을 파는 즉시 현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지만 장부상에는 수치가 기록된다. 그런데 이렇게 장부에만 나타난 수치가 현금으로 온전하게 유입되면 좋겠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팔려나간 물건이 반품돼 되돌아오기도 하고, 물건 값을 떼이기도 한다.
제품을 판매한 후 현금을 손에 쥐기 전까지는 이런 위험이 상존한다. 그리고 외상 거래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장부상 잡힌 이익에서 구멍이 생길 위험이 크다. 탄탄하던 기업도 극심한 불경기를 맞아 매출 채권에서 부도가 발생, 파산을 맞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장부상 이익 외에 현금흐름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상장 첫날 70% 폭등 "엔비디아 독주 끝나나"…AI ...
투자자들은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면 호재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익의 질이다. 통제밖의 변수나 일회적인 요인으로 갑자기 많은 이익을 냈다고 해서 반길 일이 아닌 것처럼 같은 이유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해서 주식을 버리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