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가을 서울 명동, 10평 남짓의 조그만 구둣방. 반세기를 지켜온 제화 명가 '에스콰이아'의 시작은 초라했다. 경성상공실업학교를 졸업한 고(故) 이인표 창업주가 마흔이 넘어 시작한 작은 사업체에 불과했다.


그러나 창업주의 생각은 남달랐다. '최고급 수제화' 제작을 목표로 한 그는 1966년 국내 최초로 수제화 자동 공정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그의 기업은 1970년대 본격적인 성장기를 거쳐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국내 최고 제화 명가의 명성을 얻게 됐다. 철저한 품질관리와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고급 수제화 도입, 남다른 디자인이 성공에 한 몫 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에스콰이아' '영에이지' '비아트' 등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제화 및 의류 브랜드를 선보이며 전성기를 누렸다.

중견 기업들이 연이어 쓰러졌던 IMF때도 에스콰이아는 잘 버텼다. 1999년에서 2002년, 오히려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뛰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02년 이 창업주의 별세에 이어 2003년 카드사태를 겪으며 에스콰이아는 경영위기에 봉착했다. 2002년 1600여명이었던 종업원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05년에는 내부 직원들의 폭로로 거액 탈세 의혹을 받으며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고, 이에 그간 쌓아왔던 '견실한 기업' 이미지는 한 순간에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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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 6월에는 자존심처럼 여겨졌던 명동 본점을 신발유통업체인 ABC마트에 매각했다.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에스콰이아는 결국 아시아계 사모펀드인 H&Q 아시아퍼시픽 코리아에 지분을 최대 100% 양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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