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당분간 유지할 뜻을 분명히 한 한편 유로존 상업은행에 대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의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은행들은 신용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그들이 맡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ECB가 은행들에 제공한 자금은 경기를 부양시키는 데 활용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ECB는 지난주 4420억유로 규모의 1년 만기 단기대출을 1121개 유로존 은행들에게 제공했다. 트리셰 총재는 지난 2일 열린 ECB의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ECB의 조치가 매우 적절했다”며 이번 조치를 만족스러워했다.
트리셰 총재는 이 자리에서 ECB의 추가 조치에 관해선 언급하진 않았지만 유동성 공급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몇 달이 소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리셰의 이번 발언은 ECB가 기준 금리를 현행 1%로 동결하겠다는 발표 후에 나왔다. 총재는 추가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현행 금리가 최소 1년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엘가 바쉬 모건 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상황이 악화된다는 비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ECB는 현재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말했다.
트리셰는 현재 유로존 성장 전망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유로존 경기가 예상만큼 활성화되지 않으며,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서 부정적인 징후들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반해 인플레이션 우려는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유로존에서는 현재 취약한 은행시스템이 경기 회복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회사채 매입과 같은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CB는 은행들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정부의 지원 계획을 충분히 활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영국은행들이 실시중인 자산 매입 프로그램 보다는 무제한적인 자금 공급정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00억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매입하는 계획도 노력의 일환이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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