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일부 정치인 지지자들의 '막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2일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 지지 모임이라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김대중씨도 차라리 노무현 전 대통령 처럼 자살해라"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가 올라왔다. 이 성명서는 온라인세상에 빠르게 퍼져 지탄의 대상이 됐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로 민감한 시기에 적절하지 못한 표현을 썼다는 비판을 댓글로 남겼다. 각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이 모임과 회장의 이름 등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한 네티즌은 "이런 글이 성명서라는 이름을 달고 버젓이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슬픈 일"이라고 씁쓸한 심경을 남겼다. 또 한 네티즌은 "아무리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데 이 글에서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찾아볼 수 없다"며 "글쓴이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편 한 블로거는 "이 글이 성명서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맞춤법이 틀린 곳이 많고 논리적 구조도 찾아 볼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할 때 초등학생 수준의 사람이 쓴 것으로 보인다"는 나름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현역의원 지지모임의 회장이라는사람이 이처럼 생각없는 글을 남길 리 없다며 "지능적인 전여옥 의원 안티가 쓴 글"이라는 비아냥 섞인 해석은 내놓는 네티즌도 눈에 띄었다.
"황당하지만 이같이 질 낮은 글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불쾌함을 드러내는 네티즌도 상당수였다. 성명서에 포함된 자극적이고 무책임한 표현들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어 이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할 온라인 세상에서는 여러 다른 의견이 존재할 수 있으니 지나치게 흥분해서 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식의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토론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나와 다른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비난하고 없어져야 한다는 식이면 곤란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무리 잘못된 의견이라도 논의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잇달아 제기됐다. 한 네티즌은 "이번 경우는 지나쳤지만, 나와 다른 의견을 갖는 사람도 있음을 인정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인신공격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문제의 성명서를 썼다는 지지모임 회장은 이름, 나이, 직업, 사진, 블로그 주소, 사무실 위치, 전화번호 등이 인터넷에 퍼진 상태다.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다른 피해도 우려되는 상태인 것.
한 네티즌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싸움이 번지는 경우가 많은데 온라인을 구성하는 것은 개별 아이디가 아니라 바로 숨결이 느껴지는 사람"이라며 "적어도 사람에게 할 말 안할 말을 구별한다면 이같은 소모적 논쟁은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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