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독일 다임러와 크라이슬러의 '세기의 합병'을 시작으로 2008년 타타와 재규어·랜드로버, 2009년 크라이슬러, 제너럴 모터스(GM)까지 말려든 세계 자동차 업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본 메이커들이 잰 걸음을 보이고 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201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를 보급키로 함에 따라 이를 순풍으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메이커들이 친환경차를 본격 출시하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GM의 몰락으로 최대 수혜주가 된 도요타자동차는 차세대 친환경 차량으로 집중 공세에 나서고 있다. 3일 도요타는 올 연말부터 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V) 500대를 일본 국내와 미국, 유럽 시장에서 리스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HV는 충전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20km까지 휘발유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 모터로만 달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 휘발유 엔진도 병용할 수 있어 보급하기에 가장 적합한 친환경 차량으로 평가 받고 있다.
도요타는 PHV 보급 확대를 위해 가정용 200V짜리 전기가 공급되는 곳이면 어디든 설치할 수 있는 PHV 및 전기차용 충전 스탠드를 대당 45만엔 가량에 7월말부터 판매할 예정이며, 슈퍼마켓이나 음식점 주차장 등에 널리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전날에는 고급 모델 '렉서스'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초특가인 395만엔(약 5000만원)부터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판매 부진을 딛고 출시한지 몇 주 만에 13만대 판매를 돌파한 3세대 프리우스에 이어 렉서스 하이브리드를 저렴하게 투입해 연속 히트를 노리는 것이다.
미쓰비시도 도요타와 같은 가정 충전식 PEV를 2013년까지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양사의 차이점은 도요타의 PEV는 주동력이 휘발유엔진인 반면 미쓰비시는 전기모터라는 점이다. 미쓰비시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PEV로 개발해 올 가을 도쿄 모터쇼 공개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닛산도 내년 출시되는 전기차(EV)에 장시간 충전이 필요없는 배터리 교환방식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은 EV의 배터리 충전시간 단축을 과제로 놓고 고민하다 미 벤처기업인 베타 플레이스와의 연구 끝에 현재 일반 충전기 사용방식을 접고 배터리 자체를 교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배터리 교환시스템은 자체를 들어올려 저부에 탑재한 배터리를 기계를 사용해 꺼내 충전된 배터리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시스템 설치 비용은 50만 달러로 주유소 저장탱크 설비 비용의 절반이면 된다. 닛산은 정부 지원을 통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배터리 교환 스탠드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외에 일본 메이커들은 유럽의 최대 잠재시장인 러시아에 잇따라 생산 거점을 마련하며 신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사를 연구하는 존 헤이트만 미 데이튼 대학 교수는 향후 세계 재편에 대해 “매우 치열한 전쟁이 시작되려 하고 있다”며 “승자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결단력이 부족한 메이커는 이겨낼 수 없는 경쟁이 될 것임에는 틀임없다”고 강조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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