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일본 기업들 사이에선 경영진에 의한 자사 매수인 MBO가 급증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기업 인수·합병(M&A) 자문업체인 레코프에 따르면 20일 현재 MBO는 52건에 달해 이대로 가면 올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수준을 큰 폭으로 웃돌 전망이다.
지난해 일본 기업의 MBO는 95건으로 사상 최고였지만 올해는 한층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 MBO는 지난 1~4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60.7% 증가한 45건에 달했다.
MBO를 실시하는 기업들은 금융 위기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와 주가하락 여파로 MBO를 사업 재편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 외에 주식 비공개화로 상장비용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MBO는 M&A의 한 형태로 경영진 혹은 직원이, 자신이 소속해 있는 기업이나 사업 부문을 인수해 독립하는 것을 말한다. 자금조달이 쉽고 성공 확률이 높으며, 구조조정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다른 방법보다는 해고 비율이 적다는 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금융위기 당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일본 기업들은 경기 침체로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 향후 성장을 위한 '선택과집중'의 일환으로 주력사업과 동떨어져 있거나 채산성이 떨어지는 사업의 매각 등을 통해 자회사 정리를 서두르고 있다.
이 경우, 외부에 매각하는 것보다 자사의 현 경영진에 의한 매수가 직원들에게도 안도감을 주기 때문에 MBO가 사업 재편의 유리한 도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사례로는 지난 12일 일본 대형 케이블방송사 USEN과 영화배급 자회사인 가가커뮤니케이션 경영진이 MBO 협상에 들어간 것을 그 전형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신흥시장 등에 상장하는 벤처기업의 경영진이 MBO를 실시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매출 규모가 작은 기업에는 상장 유지 비용이 수익을 크게 악화시키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다이와종합연구소의 호리우치 하야세(堀內勇世) 제도조사부 차장은 금융기관이 대출 기준을 강화하면서 상장기업으로서의 신뢰성이 예전만큼 자금 조달의 강점이 되지 못하는 것도 MBO 증가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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