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권이 800조원 부동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이 서민차별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억대 예금을 유치하는 고객에 한해서만 자산관리를 해주거나 금리를 얹어주는 식이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은행은 2억원 이상을 예치하는 2인 이상의 프리미어 가족 고객에게는 35만원 상당의 와인냉장고 또는 그랜드 하얏트 호텔 가족 패키지 (1박 2일 그랜드룸 2인 숙박 및 특별 조식 제공)를 증정한다.
총 예치 금액 중 최소 1억원은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한 HSBC 펀드 상품에 예치해야 한다.
HSBC에서 자산관리와 경품들를 받으려면 최소 2억원은 있어야 된다는 얘기.
최근 경제위기로 적금은 물론 생계형 보험까지 해약하는 실정에 급급한 서민들에게는 하늘의 별따기 인셈.
시중은행들도 자산가 고객을 붙들기 위해 거액 예금의 금리를 높여주고 신용도가 높은 직업군에 대해선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신용대출도 해주는 한편 부자들의 자산관리를 위한 프라이빗뱅킹(PB) 영업점도 늘리고 있는 추세다.
HSBC는 최근 다이렉트저축예금 예치액 5000만원 이상에 적용되는 금리를 기존의 연 1.6%에서 연 2.0%로 올렸다. 하지만 4000만원 이하는 1.4%에서 1.0%로 인하해 돈이 많이 예치하는 고객에게 금리혜택을 주고 4000만원을 적게 돌아가게 한 것이다
SC제일은행도 마이드림통장 잔액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 금리가 연 0.1%, 5000만원 이상은 2.5%를 제공한다. 이 은행의 플러스알파 통장은 1000만원 미만 금액에 대해서는 연 0.1%의 이자를 주지만 3억원 이상인 경우 이자율은 2.0%로 높아진다.
기업은행의 실세금리정기예금도 3000만원 이상에 최고 연 3.34%, 3000만원 미만이면 3.1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 고객인 이모씨는 작은 월급을 아껴서 돈을 모아야 하는 서민들은 아예 꿈도 못꾸는 것"이라며 "수익에 큰 도움이 되는 큰손들 하고만 거래하겠다는 것은 공익성을 철저히 무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8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은행권을 빠져나와 주식, 부동산 등으로 옮겨가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것 아니겠냐"며 "일정액의 돈을 예치한 고객들에 한정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특판 상품도 이와 비슷한 빈부 차별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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