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순환구조 통한 이용정책에도 힘 쓸 예정
산불 대응 24시간 비상 근무, "가뭄 계속돼 불 잦고 끄기 힘들어"
[아시아초대석] 정광수 산림청장
◇대담=왕성상 중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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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취임식 때 말한 대로 임업인들 소득을 늘리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겠다. 또 국민경제에 도움을 주고 녹색성장에 앞장서는 산림행정을 펴겠다. 산림자원을 환경위협으로부터 지켜내겠다. 아울러 산림을 통해 우리나라 국위도 선양하겠다. 산림행정의 문제해결력을 키우고 대외적으로 소통을 강화하겠다.”
정광수 산림청장(56)은 지구온난화로 최근 잦은 산불과 산림병해충, 산사태 등으로부터 산림을 지켜 삶에 도움을 주는 산림행정을 펴겠다는 각오다.
무조건 나무를 벨 수 없었던 지난날의 ‘절벌정책’에서 벗어나 산림순환구조를 통한 이용정책에도 힘쓸 예정이다.
“산림청은 올해 전국적으로 2만1000ha에 37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해외산림자원 확보를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1만4000ha, 몽골·중국 등지의 황사·사막화방지조림도 4400ha를 추진한다.
특히 올해는 유엔환경계획기구(UNEP)가 ‘세계 70억 그루 나무심기운동’을 펼치고 있어 흐름을 같이할 예정이다. ‘로화수(路花樹) 1000프로젝트’가 그 예다.”
일자리 마련에도 정 청장은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지난 2월 삼성경제연구소의 녹색뉴딜 9개 핵심사업 평가결과 산림청의 ‘녹색 숲 가꾸기’는 ‘4대 강 살리기’에 이어 2위로 고용창출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자리창출 속도, 투자조성 용이성에선 1위로 평가됐단다.
그는 “산림분야 녹색뉴딜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 녹색성장을 이끄는 등 산림자원을 활용한 경제위기 극복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봄을 맞아 산불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꼼꼼한 방지책, 빠른 대처가 절실한 것 같다.
▲가뭄이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지면서 하천·저수지에 물이 말라 산불진화용수 확보에 어려움이 크다. 올 들어 산불은 지난달 말까지 21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2건)보다 31% 늘었다. 발생원인은 논·밭두렁 및 농산쓰레기 소각(39%), 입산자 실화(29%)가 많다.
3월 27일부터 4월 26일까지를 ‘산불총력 대응기간’으로 정하고 온힘을 쏟고 있다. 방안으로 △산불방지대책본부 24시간 비상근무 △산림 내 취사 및 불 피우기 행위 단속 △감시인력(3만 명) △무인감시카메라(554대) △중형헬기(13대) 등 지상과 공중의 입체감시망 운영으로 조기발견·초기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논·밭두렁이나 농산쓰레기 태우기 집중 단속, 취약지역 24시간 길목 지키기도 하고 있다.
-산불진화를 시스템화해 동시다발·대형 산불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지 않나.
▲그렇다. 지난달 25일 ‘대형 산불방지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산불대비태세를 긴급점검 했다. 강원·경북 동해안지역에 ‘산불관리센터’ 2곳(강릉·울진)도 운영 중이다. GIS(지리정보시스템)를 활용한 ‘산불확산 예측모델’개발 등 과학적 진화전략 수립에도 나서고 있다.
-정부가 ‘녹색뉴딜사업 추진방안’을 내놨다. 산림청이 해야 할 정책들도 많을 텐데.
▲녹색뉴딜정책의 9개 핵심사업 중 ‘산림자원 조성 및 활용 확대’ 분야가 해당된다. 숲 가꾸기 사업, 산림바이오매스 활용, 산림재해예방사업 등을 통해 산림의 탄소흡수기능 증진과 산림자원의 경제적 이용을 늘리는 등 국가녹색성장을 이끈다는 점에서 역할과 비중이 크다.
1개 핵심사업(녹색 숲 가꾸기)과 5개 연계사업(산림재해예방 및 훼손산림복원, 산림바이오매스 활용, 산림서비스 증진, 생태 숲 조성, 생활림 조성·관리)이 있다. 올해 9600억 원을 들여 55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
-산림청이 얼마 전 ‘녹색 일자리 정책’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저소득층, 청·장년 실업자 등에게 일자리를 줘 경제위기극복 발판을 만들고 실업난 해소 효과도 얻고 있다. 올해 산림사업을 4개 유형별로(탄소순환경제 활성화, 산림웰빙산업 육성, 건강한 산림 가꾸기, 글로벌 산림시장개척)로 나눠 5만 여 일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유형별 일자리 내용과 숫자는.
▲‘탄소순환경제 활성화’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숲의 가치증진을 꾀하는 것으로 나무심기, 숲 가꾸기, 산림바이오매스 이용 확대 등을 위해 2만9000개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산림웰빙산업 육성’은 국민들 여가욕구 충족이 목적이다.
산림문화·휴양서비스, 산림문화체험숲길 조성, 산촌생태마을, 도시 숲 조성관리를 위해 25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 ‘건강한 산림 가꾸기’는 산림재해방지와 산림생물자원의 보전기반 구축에 따른 1만9000개의 일터를 제공한다.
‘글로벌 산림시장개척’은 해외산림자원개발 및 국제산림협력사업을 통한 동아시아 그린허브구축 프로그램이다. 관련 전문인력 및 인턴직원 배치로 일자리 83개를 만든다.
-지난달 인도네시아와 맺은 ‘목재 바이오매스 에너지산업 육성협력’ 양해각서 내용은.
▲3월 6일 인도네시아대통령궁에서 양국 대통령이 보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산림부장관과 ‘목재 바이오매스 에너지산업 육성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내용은 3가지다. 양국이 △목재바이오매스 산업육성을 위한 상호지원·협력 강화 △우리는 기업투자유치와 기술개발에 힘쓰고 인도네시아는 원료확보용 임지(20만ha)를 제공 △산림협력 지원 협의채널로 ‘한·인도네시아 산림협력센터’를 설치·운영한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최대 열대산림자원 국가다. 많은 나라들이 인도네시아 산림확보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땅 제공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다. 우리가 처음이다. 산림분야에 있어 오랜 협력관계와 신뢰가 깊다는 얘기다.
양해각서 체결로 우리는 산림을 통한 대체에너지 개발과 관련 산업 육성 바탕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숲 가꾸기 사업 부산물로 ‘펠릿’(pellet)이란 연료를 만드는 것으로 안다.
▲펠릿은 톱밥을 고온·고압으로 압축, 담배필터 모양으로 만든 청정연료다. 유럽 등 선진국들은 활발히 쓰고 있다. 펠릿이 첫 개발된 건 1970년 미국에서다. 펠릿은 나무를 때는 것보다 장점이 많다.
나무는 그때그때 넣어줘야 하나 펠릿은 자동 공급돼 편하다. 열효율도 높고 연기가 안 나며 재가 거의 없다. 같은 열효율을 냈을 때 경유의 반값밖에 안 든다. 특히 경유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12분의 1에 그쳐 친환경청정에너지원이다.
-‘펠릿’ 사용 실태와 확대 공급 방안은.
▲국내엔 펠릿공장 1곳이 준공돼 공급이 달린다. 거의 수입해 쓰는 실정이다. 올부터 추진되는 숲 가꾸기 사업에서 부산물이 많이 나온다. 이제까지는 산에 그대로 뒀으나 앞으론 펠릿으로 만들어 쓸 예정이다. 그
래서 화석연료대체를 위한 ‘목재펠릿 보급 확대 대책’을 짜고 있다. 농촌난방·시설원예용 경유대체에 중점을 둔다. 모두 바꿔 쓰면 500만 톤이 들어간다. 당장은 농촌난방·시설원예용으로 쓰고 길게는 발전용 등 여러 사용방안이 검토 중이다.
2012년까지 펠릿공장 71곳을 세워 농촌연료의 10%(50만 톤)를 대체할 예정이다. 펠릿보일러도 그 때까지 2만7000대 보급한다. 구입비의 70%는 보조 된다.
공급 전망도 밝다. 국내 생산을 늘리면서 해외조림으로 2020년까지 한해 500만 톤(국내 100만 톤, 해외 400만 톤)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원료조달을 위해 숲 가꾸기 부산물을 최대한 모아서 쓴다. 속성수 위주로 2012년까지 3만6000ha의 바이오순환 숲도 만들 예정이다. 특히 한·인니 정상회담 때 제공 받은 20만ha에 나무를 심어 펠릿으로 만들어 들여올 계획이다.
-산림청 주도로 창설 되는 ‘아시아산림협력기구’ 성격과 추진계획 등이 궁금하다.
▲우리나라엔 대표적 국가브랜드가 셋 있다. 세계 일류 IT(정보통신)기술, 개발도상국들이 배우고자 하는 새마을운동, 2차 대전 후 유일한 성공사례라 할 수 있는 치산녹화다.
녹화기술을 바탕으로 산림청은 아시아지역에서 사막화방지, 파괴된 열대림 복원 등을 주도해왔다. 기후변화대응에 있어 국제사회의 핵심화두는 ‘사막화’ ‘열대림 파괴’다.
‘아시아산림협력기구’는 체계적 사막화 방지사업, 열대림복원사업을 벌이고 국가 간 협력을 바탕으로 기후변화대응과 녹색성장에 기여할 추진체를 만들자는 뜻에서 구상됐다. 국가협약을 통해 독립된 국제기구로 우리가 앞장서서 창설할 예정이다.
오는 6월 2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제주도에서 열린다. 이때 기구창설이 본격 제안될 것이다.
-기업의 해외산림자원개발 참여가 늘면서 산림자원외교도 활발하다. 성과와 계획은.
▲1968년 남방개발이 인도네시아 산림개발사업에 투자했다. 모든 분야를 통틀어 우리가 해외에 투자한 첫 사례다. 인도네시아도 외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처음 받아들인 것이다.
현재 해외산림개발에 나선 업체는 50곳으로 19개국에 이른다. 특히 1993년부터는 외국에 나무를 심어 들여오는 해외조림사업을 시작했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등 8개국에 13개 업체가 18만ha에 나무를 심었다. 이는 제주도 면적과 같고 서울의 3배 크기다.
그러나 해외투자는 불확실성이 높다. 그래서 산림청은 투자업체 지원과 자원외교를 위해 주요국과 임업협력협정을 맺고 있다. 협정을 맺은 나라는 10개국이다.
정례적으로 정부간 회의를 갖고 투자진출업체 애로사항도 풀어주고 있다. 탄소배출권 확보 차원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는 기업의 해외조림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기후변화나 녹색성장정책에 따라 산림자원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 정책방향은.
▲‘Post-2012체제’에 대비해 산림의 탄소흡수력을 높이고 국제기준에 맞게 관리,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숲 가꾸기 5개년 계획(2009~2013년)을 통해 125만ha의 산림경영에 들어간다.
노는 땅의 조림, 탄소흡수력이 떨어진 리기다소나무림(40만ha) 갱신, 조림수종은 탄소흡수효과가 큰 백합나무 등으로 바꿀 예정이다.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해 국제기준에 맞는 통계체계도 2011년까지 갖출 예정이다.
‘해외산림자원개발 기본계획’에 따라 산업조림과 병행해 2017년까지 5만ha의 탄소배출권 조림도 추진한다. 탄소배출권 조림 5만ha를 만들면 한해 62만tCO2(134억 원)를 확보할 수 있다. 한·인도네시아 탄소배출권 조림시범사업(2008~2013년, 300ha)과 포스코의 우루과이 2만ha 조림사업(2009~2011년)도 이뤄진다.
또 황폐된 북한산림 복구를 탄소배출권과 연계해 추진한다. 지난해 조사결과 북한의 황폐산림은 10년 전보다 74% 늘었다. 특히 임상(林相)이 양호했던 함경도와 자강도 황폐화가 급속했다.
황폐산림면적과 비율은 1999년이 163만ha(18%)였으나 지난해는 284만ha(32%)였다. 북한 탄소배출권 조림의 투자수익성 분석과 평양·남포 등 14곳의 투자환경 분석이 오는 6월 국립산림과학원 주관으로 이뤄진다.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산림정책은.
▲급증하는 산림문화·휴양 수요에 적극 대처키 위해 자연휴양림을 중심으로 다양한 숲 체험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전국 자연휴양림은 122곳(국유 37곳, 공유 68곳, 사유 17곳)이다. 산림의 보건·의학적 기능을 활용한 ‘치유의 숲’을 만들고 청소년 정서순화 및 자연학습의 장인 ‘산림학교’를 운영한다.
‘치유의 숲’은 2012년까지 5곳이 생긴다. 2012년까지 초·중·고생 7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산림교육도 한다. 또 그 때까지 훼손등산로를 828km에서 5837㎞로 늘려 정비하고 등산학교 교육생도 한해 7600명에서 1만8160명으로 늘린다.
지역의 문화·역사자원을 산림휴양시설 및 등산로·옛길 등과 연계해 자원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산림문화체험숲길도 꾸민다.
올해 권역별 노선배치, 자원조사, 표준모델 마련 등을 위한 산림문화체험숲길 조성 기본계획을 연구용역으로 줄 예정이다. 산림문화체험숲길을 지난해 71㎞에서 올해 90㎞, 2012년엔 1000㎞로 늘린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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