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양적 완화 조치가 효과를 거두기도 전에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대규모 국채 매입을 하더라도 금리를 충분히 끌어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다.

FRB는 당초 3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한 후 이 중 365억 달러를 매입했다. FRB가 국채 매입에 나서자 가파르게 하락했던 수익률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FRB가 국채 매입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 3% 선이었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5%로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2.9로 복귀했다. 이번주 들어 주식시장의 대규모 매도 공세가 국채 수익률을 다소 끌어내렸으나 이 효과 역시 희석됐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3% 선으로 상승할 경우 30년물 고정금리 모기지 금리 역시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다.

UBS의 전략가인 윌리엄 오도넬은 "FRB가 30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는 2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국채 발행 규모와 비교할 때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장은 이미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역시 양적 완화의 효과가 의문시 되는 상황이다. 영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BOE(영란은행)가 최대 750억 파운드(1100억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한 후 2.91%까지 하락했으나 다시 50bp 상승한 상황이다

수익률 상승은 부분적으로는 리스크 선호도가 살아난 데 따른 것. 최근 주가 상승 역시 국채 가격 하락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 주 미국의 실업률이 8.5%까지 치솟았다는 소식조차 수익률 상승을 막지 못했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높아진 것도 한 몫 했다. FRB의 공격적인 양적 완화 정책이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것.

향후 10년 간 예상 인플레이션의 평균치는 1.5%로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예상치는 1.1%였다. 하지만 이 같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는 국채 수익률 상승의 핵심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보다는 국채 시장의 물량 증가가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FRB가 올해 사들이기로 한 국채 물량은 6조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감안할 때 극히 일부분일 뿐이며, 앞으로 수년간에 걸쳐 추가로 국채 매입을 해야 한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관측이다.

오도넬은 "현재 금융시장은 FRB와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FRB가 더 많은 국채를 매입하길 기대하고, 이로 인해 수익률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같은 시장의 관측은 금리 하락을 유도해야 하는 FRB를 강하게 압박하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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