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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엔低' 기업들 울고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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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비중 높은 업종 희색…유통ㆍ관광업계 울상

천정부지로 치솟던 엔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수출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적 불황에도 LCD, 자동차, 반도체 등을 앞세워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주력 수출기업들은 일본 기업들이 엔저를 타고 부활의 기지개를 펴면서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또 '엔고특수'로 호황을 누렸던 국내 관광업계와 유통업계도 역시 빨간불이 켜졌다. 다만 엔고로 고민하던 엔화대출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등 희비가 교차되고 있다.

◆수출ㆍ수입기업 '울고 웃어'=대일 부품 수입비중 큰 일부 기업은 희색이 만면한 반면 일본 기업과 세계시장서 경쟁해온 수출기업에서는 일본 기업과의 경쟁 격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일무역수지 적자 327억달러중 200억달러 가량이 부품소재 수입에서 발생하는 등 엔고는 부품 수입비중이 큰 기업들에는 상당한 부담이 돼 왔다.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원종현 박사는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산 원자재 충당률이 높은 우리나라 산업계에는 호재"라며 "특히 자동차, 전자제품을 비롯한 가공상품 제조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업계내에서는 르노삼성 등 대일 부품 수입비중이 큰 업체들은 상당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나 대일 부품 수입비중이 낮고 유럽, 미주시장에서 일본차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에는 엔저가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판매시장인 미국, 유럽, 중국 등 선진화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대부분 부품을 국산화해 엔저로 보는 혜택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부품 국산화율은 99%대에 육박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으로부터 원자재와 설비를 수입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구매 비용 하락 효과를 볼 수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엔고 호황 웃던 관광ㆍ유통 '울상'=지난달 20일 춘분절 연휴로 전년 동기 대비 20~35%까지 매출이 급증하며 호황을 누렸던 명동 인근 상권은 지난달 말부터 일본인 관광객 감소 등으로 매출이 10~15% 가량 감소하는 등 '엔저'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일본인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루던 이곳에는 일본인들의 모습에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일본인 관광객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72%에 달했다. 하지만 3월엔 50%로 증가율이 떨어졌고 엔저로 인해 이달에는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이달 들어 일본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달에 비해 10% 정도 줄었다. 엔저 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들의 소비가 주춤한 것.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엔화 환율이 떨어지면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소비를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 지역 백화점들도 일본인 관광객 매출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경우 지난달 일본인 관광객 매출 신장율은 139%로 2월(145%)에 비해 6%포인트 떨어졌다. 놀이동산과 서울시내 호텔을 비롯해 일본인 관광객 특수를 누리던 관광업계도 일본인 발걸음이 줄면서 대책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엔환대출자 '안도'=엔저현상이 조금씩 나타나자 원금이 두배 이상 불어났던 엔화대출자들도 한숨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엔고 현상이 조금 수그러들었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우영헌 엔화대출자피해모임 총무는 "환율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금리로 인한 이자부담이 더 큰 문제"라며 "엔화 가치 하락이 원금 상환시 도움은 되겠지만 은행에서 금리가 해결되지 않는 한 고통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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