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일회용품 줄이기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절약, 절약을 외치면서 가장 먼저 하는 조치가 종이컵을 없애거나 머그컵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지난해말부터 불거진 절약열풍에 속을 태우는 기업들이 바로 종이컵을 비롯한 종이용기제조업체들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종이용기업체들은 평균 50%이상 매출이 줄었다고 한다. 자판기용 커피 프림에 멜라민이 들어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자판기 사용이 줄면서 종이컵 수요도 줄었다.

관련 업체들의 모임인 종이용기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에는 대략 170여개의 업체가 가동 중이다. 큰 업체들은 수출도 하지만 대부분이 영세사업장이다. 종이컵을 만드는 제조과정이 간단하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낮아 과당경쟁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제조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유통채널이 다양하기 때문. 을지로, 청량리나 영등포 등의 도매상가는 물론 온라인 쇼핑몰의 무수한 판매채널은 제조업체들의 단가인하 압력으로 되돌아 온다.

종이컵 제조원가는 품질에 따라 1개당 5원에서 10원대로 알려졌다. 1000개 기준 최저생산비는 8000원선으로 개당 8원이다. 제조업체에서 판매하는 종이컵가격은 1000개에 2, 3만원안팎으로 개당 20, 30원 정도이다. 이 가격은 수년전 그대로다. 종이컵의 원지와 컵 내부의 비닐, 컵을 조립하는 데 필요한 접착제 등의 원부자재가 올랐으나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온라인쇼핑몰에서 팔고 있는 일반 종이컵 무지(아무런 무늬, 색이 없는 것) 8온스는 1000개에 6800원이다. 한 개에 6.8원이다. 실제로 한 쇼핑몰 조사를 보면, 지난 2월에 기업들의 소모성자재용품 가운데 종이컵 판매량이 전년대비 310%나 증가했다고 한다. 반면 편의점의 50개들이가 1000원대 중반에서 2000원, 개당 30,40원원에 팔린다.

이런 차이는 업체들이 당장의 현금화를 위해 제품을 밀어내기했다든지, 불가피하게 헐값에 내보내거나 오래된 재고상품이 돌아다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편의점의 경우 자체 유통마진이 더해진 것이다.

업체들은 환경보호라는 명목으로 종이컵을 왜곡되게 바라보는 시각에도 불만이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종이컵은 무형광 천연펄프로 이루어져 있어 재활용 가치가 높다. 담배꽁초나 휴지 등 오물만 없으면 100%재활용되는 자원"이라면서 "머그컵을 사용하는데 들어가는 물과 세제 비용을 생각하면 결코 종이컵이 에너지낭비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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