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KT출범 앞두고 해법찾기

대외활동 접고 집무실서 '그랜드디자인'구상 골몰
이석채 KT회장의 휴대전화는 '뚜 뚜 뚜...' 여전히 통화중이다. 합병의 9부 능선을 돌파하며 이제 한숨 돌리고 여유를 부릴만도 하지만 절대로 신발 끈을 늦추는 법이 없다.

합병 수순의 마지막 고비였던 주식매수청구권 문제를 순조롭게 넘기면서 '통합KT' 출범이 불과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 회장은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통합 스케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석채 KT회장은 최근 '통합KT' 이후의 로드맵을 짜는데 온 정성을 쏟고 있다. 이 회장은 대외활동을 사실상 모두 접고 분당 KT본사 집무실에서 칩거하다시피 하며 통합KT의 '그랜드 디자인'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회장은 이미 서정욱 전 SK텔레콤 부회장(전 과학기술부 장관), 이상철 전 KT 사장(전 정보통신부 장관),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행정ㆍ경영능력을 겸비한 별도의 자문단을 구성, 과외수업을 받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해법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최대 난제가 바로 인력재편 작업이다. 여기서 구조조정에 대한 오해 등이 파생될 수 있고, 그것을 일일이 잠재우는 것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늦어도 5월 중순까지는 통합KT의 인력재편 작업이 마무리 될 전망이지만 향후 한달여가 이 회장이 맞게 될 가장 힘들고 긴 여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불안감이 루머의 진원지인가.

KT언론홍보팀은 요즘 기자들과 입씨름 하느라 온종일 전화통을 달고 산다.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구조조정에 관한 언론의 자극적인 표현들이 도움될 리 없다.

한 관계자는 "KT와 KTF를 합쳐 임직원이 4만명에 이르는 데 이들이 사실과 다른 언론의 멘트 하나에 동요될 수 있다는 것이 경영진의 판단"이라며"특히 구조조정과 같은 민감한 사안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보도하는 경향이 많아 이를 바로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실제로 통합KT 출범을 둘러싸고 인력구조조정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확대 재생산 되면서 각종 '괴담'이 번져 현장 인력을 중심으로 적잖은 동요가 있었다는 것이 KT관계자의 설명이다.

연초에는 모 언론을 통해 'KT가 합병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보도가 나가 KT노조 지도부가 서유열 GSS 부문장에게 진상파악을 요구하며 진통을 겪은적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인력 재편에 대한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지난달 방통위에 제출한 합병 계획서의 내용 조차 실제와 많은 부분이 달라질만큼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미국 IBM, 대통령과의 약속도 저버리는데..."
 
하지만 직원들의 동요를 모두 성급한 언론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이석채 회장은 최근 KT-KTF의 합병을 승인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합병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재는 전쟁 상황"이라며 "전쟁터에서 낙오되지 않고, 위대한 기업으로 가려면 KT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피와 땀과 눈물이 필요하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날 작심한 듯 "미국의 IBM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약속도 저버리고 5000명을 감원했다"면서"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직원들이 진정한 주인의식을 갖고 기업간 전쟁에 맞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주총장에 자리한 주주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 회장의 발언에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취임 직후만 해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가 대세였는데 이날 이 회장의 언급은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는 (구조조정 여부를) 100%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뉘앙스가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KT의 인력운용 계획은 인건비 비중이 전체 매출의 20%가 넘는 통합KT의 성장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며"당장은 힘들겠지만 결국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력조정을 계속해서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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