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 가장 뜨거운 곳 '대구'
보수 강세·노잼 선거 오명 벗어
이번 지선 최대 격전지로 주목

동성로에서는 변화 바람 느껴져
서문시장은 아직 콘크리트 보수
투표함 열어봐야 알 수 있는 혼전

20일 대구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에서 시민들이 매장을 구경하고 있다. 전영주 기자

20일 대구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에서 시민들이 매장을 구경하고 있다. 전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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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이가 (대구시장) 돼야 뭐라도 뜯어먹을 거 아입니꺼. 돈 많은 희야(형)들이 제일 먼저 돌아서대예"


20일 대구에서 만난 자영업자 정모씨(55)는 대구 민심을 이렇게 전했다. 보수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노잼(NO+재미) 선거'로 유명한 대구가 달라지고 있다.

오는 6월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는 여의도 정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민주당은 사상 첫 대구 광역단체장 탄생을 기대한다. 국민의힘은 보수의 아성에서 그런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이 공천한 대구시장 후보는 4선 국회의원에 국무총리까지 역임한 정치 거물 김부겸 후보다. 국민의힘 역시 3선 국회의원에 원내대표와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 후보를 내세웠다.


여론조사 기관마다 결과는 다르지만 초박빙 흐름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지난 17~19일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대구 유권자 801명을 대상으로 조사(무선전화 면접 조사)한 결과 김 후보가 41%, 추 후보가 38%로 오차 범위(±3.5%p) 내에서 접전을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예산 확보·일자리 창출 '실용주의'로 TK서 '파란 바람'

20일 대구 중구 옛 대구백화점 본점 앞 시민들. 전영주 기자

20일 대구 중구 옛 대구백화점 본점 앞 시민들. 전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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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이날 대구 중구 '젊음의 거리' 동성로. 빗줄기를 피해 반월당 지하상가로 내려가자 옷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다가오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누구를 뽑을 건지 물었다. 그는 노년의 손님을 응대하면서 "그거만 퍼뜩 얘기할까요"라며 눈치를 봤다. 잠시 후 기자에게 다가와 "김부겸"이라고 속삭였다.

이처럼 대구 시내 동성로 일대에서는 이른바 '파란 바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옛 대구백화점 본점 앞에서 마주한 30대 남성 노모씨는 "김 후보를 뽑으려 한다"며 그 이유로는 "예산 때문"이라고 답했다.


대구에서 초·중·고교와 대학을 졸업한 뒤 대구 소재 기업에 취업한 직장인 이모씨(28·여)는 "김 후보가 좋아서 찍는다기보다 추 후보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고향에 살고 싶으니까 일자리 공약을 중심으로 보고 있는데 '대구에 테슬라를 데려오겠다'는 추 후보 공약은 허황되지 않나"라고 했다.


"국민이면 국민의힘" "민주당 독재"…콘크리트 보수

20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상인들이 대화하고 있다. 전영주 기자

20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상인들이 대화하고 있다. 전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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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구 표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려온 서문시장에서는 '콘크리트 보수' 민심을 재확인했다. 시장 입구에서 떡을 파는 김윤화씨(72)는 김 후보를 언급하자마자 손사래 치며 "국민이면 국민의힘을 뽑아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말가게를 하는 70대 정홍만씨도 "그래도 추 후보가 김 후보보다 훨 낫지 않겠나"라며 "전에 (김 후보가) 대구 (지역구) 국회의원 할 때 보니 입만 살았대"라고 했다.


김 후보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정부·여당의 행보에 마음을 닫았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건어물 가게에서 밤을 깎고 있던 60대 후반 여성 박모씨는 "처음에는 김 후보를 찍어줄라 했는데 이제 도저히 눈 뜨고는 못 봐주겠다"고 했다. 옆자리에서 가게를 보는 비슷한 연배의 여성이 "민주당이 오만 짓을 많이 한다. 이게 독재 아이가"라고 운을 띄우자 박씨는 "맞다. 이것도 독재다"라고 맞장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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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앞에서 만난 대구 달서구 거주 60대 남성 박모씨는 "처음에는 김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었는데 공소취소 (특검법)도 그렇고, 기본소득을 계속 얘기하는 걸 보고 진짜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딸은 이번에 꼭 민주당을 찍으라는데 나는 점잖고 경제도 잘 아는 추 후보가 (공천)된 게 좋다"고 전했다.


대구=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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