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코스피 지수는 1200선이 무너지며 상승행진을 멈췄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미 자동차업계의 악재가 부각되며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증시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한국 증시가 속도 조절을 겪을 것이나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이에 경기 침체가 완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돋보일 수 있는 경기민감주나 업종대표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원종혁 SK증권 애널리스트= 미국 정부가 자동차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거부할 것이라는 뉴스와 주말 미 증시 하락이 맞물리며 글로벌 증시의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단기적으로 속도 조절의 가능성이 높지만 3월 이후 반등을 이꿀었던 모멘텀들이 소멸됐다고 보기 어렵고 4월부터 시작되는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가 하락압력을 일정 수준에서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 즉 이번 조정은 지나치게 빠른 기대를 되돌리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최근의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실제 주식시장 자금 및 수급의 변화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관의 근본적 매수 여력을 만드는 주식형 자금이 최근 지수가 상승하자 재차 유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보다는 글로벌 자금 순환이 더 빠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외국인 매매패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3월 코스피에 외국인 순매수가 가장 강하게 유입된 업종은 조선 중심의 운수장비, 전기전자, 증권, 철강 순이다.

기술적 조정 이후 재차 순매수 유입이 기대되는 운수장비, 전기전자, 철강, 증권, 건설 등에 관심이 필요하다. 이들 업종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및 환율 효과로 기업이익 컨센서스가 상향 조정되거나 신용리스크 완화로 추가 안도랠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비록 전일 코스피가 예상보다 거친 조정을 겪었지만 글로벌 증시 전반에 긍정적 기운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 18일 FRB의 국채 직접매입 결정과 지난 주 미국 정부의 부실자산매입 프로그램 발표는 정책당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수준을 한층 끌어 올렸다.

아울러 금융위기의 시작점인 미 주택시장의 회복 가능성도 자라나며 이머징 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에도 다소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3월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4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갖게한다.

큰 흐름에서 지수의 추가 반등 가능성이 연장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전일까지 월간기준 12.6% 상승. 2005년 9월 이후 최대치)한 만큼 점검이 필요하다.

이번 주 발표될 ISM지수나 주택가격 동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 행정부와 금융기관 및 자동차 회사 사이의 줄다리기도 심화될 조짐이 보인다. G20 정상회담도 관심거리다.

전날 5일 이동평균선이 하향돌파하고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전환했지만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금융위기 타개책에 대한 증시 전반의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은 열어두더라도 긍정적 시각 자체를 버릴 단계는 아니다.

◆최재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전날 글로벌 증시가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으로 오랜만에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 그동안 긍정적 재료에 상대적으로 민감했던 증시는 이제 불확실성에 대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한국은 2월 광공업생산(산업생산)을 발표한다. 전월 대비 2개월 연속 증가가 전망돼 경기회복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전년 동월 보다 증가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미국과 일본의 2월 산업생산도 전년 동월에 비해 크게 감소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2월 산업생산은 경기침체의 정도를 완화할 것이나 코스피의 급등에 일정부분 반영된 측면이 커 추가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강세에 영향을 미쳤던 미 금융섹터와 자동차주가 상대적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JP모건체이스와 BOA의 CEO가 3월 실적 악화 가능성을 언급해 탄력둔화의 가능성이 크다. 미 자동차주 역시 충분한 자구안을 내놓지 못해 차익실현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코스닥은 올들어 코스피 대비 18%포인트나 초과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개인의 증시참여가 더 활발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관심이 필요하다. 실적 전망치가 양호한 코스닥 가운데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군은 저가매수 대응이 필요하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코스피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비관하기에 앞서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경기침체를 방어하고 경기 회복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리플레이션 정책(통화정책, 재정정책, 기업구조조정 등)을 꾸준하게 실시해왔다.

실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이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사상초유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해놓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초과유동성을 걱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로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상당한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GM을 비롯한 미 자동차 업체들의 문제는 지난해부터 제기돼온 노출된 악재로 미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고려할 때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리플레이션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최근 발표되고 있는 미국 경제지표 가운데 시장의 예상을 웃돌거나 개선된 사례들이 부쩍 늘고 있다. 내구재주문, 신규주택판매 등 실물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개선됐고 ISM 제조업지수, 필라델피아 연준지수,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경기침체가 완화되거나 개선될 경우 상대적으로 탄력적인 움직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업종대표주와 경기민감주(IT, 자동차 등)에 대해서는 조정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투자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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