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24일 회동이 예상대로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끝나면서 정 전 장관의 막판 선택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비밀리에 수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뚜렷한 결론 도출에 실패했다. 전주덕진 출마를 허용할 수 없다는 정 대표와 다른 타협안이 있을 수 없다는 정 전 장관의 입장차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정 전 장관 입장에선 이날 정 대표 회담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이 깨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 며 사실상 당 지도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 뼈아팠다.

정 전 장관은 25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전주 덕진 출마와 함께 선대위원장을 맡아 재보선을 책임지고 지원하겠다고 정세균 대표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전 장관이 당의 중진원로를 만나고 당 지도부도 정 전 장관과 접촉해 나가면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며 "당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당을 위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그런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제와서 민주당 지도부가 방향을 틀어 전주에 공천을 줄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정 전 장관은 "정 대표를 만나 지도부의 입장과 최고위의 분위기를 자세히 설명 들었다" 며 "(공천배제가)결정사항은 아니다, 최고위 7명의 의견이 같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고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암시했지만 사실상 공천은 물건너 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 내 한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전주 덕진에)공천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 지도부 의견을 따라 이번 재보선 출마를 접고 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이끈 후 10월 재보선에 나서기에는, 이미 전주 덕진에 출사표를 던지고 지역 행보를 강행한 것이 큰 부담이다.

그렇다고 최후의 수단인 무소속 출마로 칼을 빼들기에도 당 안팎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절대열세의 의석수로 거대여당에 힘겹게 맞서고 있는 민주당으로선 피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 정 전 장관은 "무소속 출마는 너무 이른 얘기다"며 당 지도부와 막판 신경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명확한 대답을 피해갔지만 답변 시점에 무게를 둔다면 상황여하에 따라 무소속 출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강경입장을 피력한 것과 같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언과 관련해서도 "김 전 대통령이 공천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개입할 입장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결국 당 원로와 중진들의 중재가 막판 정 전 장관의 결심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문희상 국회부의장, 조세형, 박상천의원등과 연쇄적으로 만나며 조언을 들을 계획이다. 이들이 한목소리로 만류하고 나서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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