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이 검찰의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 수사에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여야는 이번 사건과 관련, 검찰의 성역 없는 철저 수사를 당부하면서도 이번 수사의 칼끝이 최종적으로 어디를 향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22일 현재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소환 조사한 것은 물론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체포한 상황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치권 로비설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상태다. 여야를 대표하는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정치권은 꽁꽁 얼어불은 상태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광재 의원과 추부길 전 비서관 이외에도 20여명 안팎의 여야 현역 의원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여의도 정가는 한마디로 초긴장 상황이다.
특히 현역 의원에 대해서는 불체포 특권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4월 임시국회 이전 정치권 인사들의 줄소환 등 고강도 수사가 전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나라당은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폭풍전야의 상황에 돌입했다. 박 회장이 한나라당의 정치적 텃밭인 경남지역에 사업기반을 둔 데다 과거 한나라당 재정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부산경남 출신 전현직 의원들과의 친분이 두텁기 때문이다.
여의도 주변에서는 '누구누구는 위험한 수준'이라며 벌써부터 일부 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 , "정확하게 팩트가 나온 게 없지만 잘못한 일이 있으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당당히 가서 조사받아야 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우리 당에서는 (연루된 사람이) 없지 않겠느냐 싶은데, 누가 받았는지 알지 못하고 어디에서 흘리는지 알 수 없지만 자꾸 얘기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미 현역 정치인 중 김민석, 안희정, 송영길 최고위원이 재판 또는 수사를 받고 있고 김재윤, 이광재 의원 등 상당수 인사가 수사 선상에 올라와있다.
민주당은 현역 정치인은 물론 전 정권인사들까지도 사정의 칼날이 드리우자 이를 야당 탄압이자 표적수사로 규정하고 반발하는 시각이 팽배해다. 4.29 재보선을 앞두고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는 것.
김유정 대변인은 이와 관련, "국회가 열리면 'MB악법'으로, 폐회 중에는 공안정국으로 야당을 탄압하고 괴롭히는 이명박 정권을 규탄한다"며 "그동안 표적수사했던 야당인사가 아무리 털어도 먼지가 나오지 않자 마치 열 번 찍어도 안넘어가는지 보자는 식으로 '오기수사'를 벌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연차 리스트'를 포함해 공개할 것이 있으면 남김없이 다 공개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며 "다만 야당에 대해 부당한 표적.편파수사로 갈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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