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경제사정이 불안정해진 일본 여성들이 대안으로 결혼을 선택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감봉과 감원열풍에 지친 일본 여성들이 남편 찾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취업난으로 직장 대신 결혼을 선택하는 '취집'이란 신조어가 생긴 한국과 비슷해 눈길을 끈다. 통신은 이런 여성들을 ‘결혼사냥꾼’이라 지칭하며 일본 내 결혼사냥꾼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일본 실업률이 6년만에 처음 상승하면서 작년 한 해 동안 결혼식을 올린 일본인은 73만1000명에 달했다. 이는 5년래 최고치이다. 일본에서는 자산버블과 IT버블이 붕괴했던 1980년대 후반과 2001년에도 혼인 건수가 급증한 바 있다.

도쿄에서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이와테 유미코씨(36세)는 “경기침체로 예정된 돈을 벌지 못하자 남편에 경제적으로 의지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며 "많은 일본 여성들이 임금이 줄고 해고 압력에 시달리면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혼 성사를 위한 부적을 써주기로 유명한 도쿄의 신사 '다이진구'에는 올들어 전년보다 20% 늘어난 수의 일본인들이 찾았다.

일본 최대 결혼정보회사인 오넷(O-Net)의 가입자도 전년 대비 10%나 늘어났다. 토픽스지수가 지난해 9월 이후 30%나 급락한 것에 반해 웨딩 플래닝업체 와타베 웨딩의 주가는 55%나 상승해 결혼에 대한 일본인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나날이 높아지면서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다이이치 생명연구소의 나가하마 토시히로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로 경제적 능력을 갖춘 남성을 찾으려는 여성들의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결혼사냥꾼들 때문에 일본 여성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23년전 남성과 동등한 노동권을 보장받고 직장 내에서 두각을 보이는 일본 커리어 우먼들과 반대되는 모습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일본여성의 평균임금은 남성보다 43%나 적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끝난 뒤에도 이들 결혼사냥꾼들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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