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급락에 자산은 줄고 빚은 늘고..물가도 올라.
자산 가치가 하락하고 부채는 늘어가는 가운데 물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가계들의 살림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이런 국면이 지속될 경우 소득감소가 소비위축과 내수 악화로 연결돼 경기침체의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암울한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가 폭락으로 재산 반이 날아가=지난 해 하반기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여파 등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주식.부동산.예금 등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지난해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개인부문의 금융자산잔액은 35조4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말 개인 금융자산보유액은 1677조4000억원으로 전년말 1712조8000억원에 비해 2.1% 줄었ㄱ다.
예금 및 보험등의 증가에도 불구 주가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발생 등으로 주식 및 수익증권의 잔액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특히 주식 및 수익증권 비중이 크게 하락했다.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51조5000억원으로 전년 346조1000억원에 비해 105조원이나 줄었다. 수익증권 역시 119조6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69조8000억원 감소했다.
◇빚은 늘고 물가는 오르고=가계의 수입은 줄어드는데 빚은 늘고 물가는 다시 오르고 있어 서민은 한계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가계부채는 급격하게 늘었다. 개인부채 잔액은 802조원으로 전년말 743조원에 비해 7.9%나 증가했다. 이는 전년 10.9%보다는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지만 자산의 급격한 하락에 상대적으로 부채증가는 눈덩이처럼 커보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소비자물가도 석유류 등이 급등하면서 지난 2월 7개월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9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5.9%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5.6%, 9월 5.1%, 10월 4.8%, 12월 4.5%, 12월 4.1%, 올해 1월 3.7%를 기록한 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4%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2개월 만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했으며 전월 대비해서는 0.8% 늘었다.
◇기업자금부족도 최악=기업들 역시 자금부족 상태로 허덕이고 있다. 기업부문 자금부족 규모는 전년 88조7000억원보다 늘어난 11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외부자금 조달규모는 예금취급기관차입금 및 회사채 발행규모가 확대되면서 전년 199조2000억원보다 늘어난 232조2000억원을 나타냈다.
기업들의 금융자산 운용규모는 121조7000억원으로 전년 110조4000억원보다 늘었다.
양도성예금증서 및 금전신탁을 통한 운용규모가 축소됐으나 장단기 예금이 크게 확대되면서 전년 29조1000억원보다 늘어난 4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 심화될 듯=전문가들은 자산가격 급락이 실질구매력 저하를 불러오고 이는 다시 소비 감소로 이어져 경기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주체들은 자산가격에 따라 소비 규모를 달리하는 경향이 있다"며 "자산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면 미리 소비에 나서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앞서 소비를 줄이게 된다"고 말했다.
송준형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은 바로 팔 수 있지만 부동산은 그렇지 못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자산가격 상승이 바로 소비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하락 역시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금융자산에 비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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