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GM대우 지원요청 감감 무소식
해운·조선 구조조정 구체적 계획 없어


정부의 어정쩡한 산업정책에 재계가 고사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자동차, 조선, 해운 등 주요 수출 업종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응급 상태에 놓여있지만, 정부의 신속한 대응은 실종한 상태다. 구조조정안은 갈수록 퇴색하고 있고, 후발 완성차 업체에 대한 지원은 특정 부문 봐주기 여론을 의식한 채 답보하고 있다.

▲산은, 후발 완성차와 신경전 모드
쌍용차는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1월 임금은 상여금의 절반 수준만 지급됐으며 2월 임금은 아예 체납됐다. 신차 C200 개발에 재원을 집중하고 있는 터라 이후 3월 임금 정상지급도 어려울 전망이다. 게다가 제품 설계단계에서부터 행보를 함께해 온 협력사들이 연이어 도산하거나 혹은 이에 임박해있어 이대로라면 회사가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부품 생산 및 공급체인이 끊기게 된다.

그러나 정부와 산업은행이 수 차례에 걸쳐 약속한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말 부도가 임박한 협력업체에 어음 만기를 늦춰준 것이 금융권 지원의 전부다.

쌍용차 노조 한 관계자는 "산은이 즉각 지원하지 않으면 회사가 망해버릴 것"이라며 "오는 11일 산업은행을 항의방문해 쌍용차의 입장을 강력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GM대우도 자금지원이 시급하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1조원 자금요청 지원에 대해 아직까지 '서류싸움'을 벌이고 있다.

GM대우 측은 "내부 회계자료까지 공개하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산업은행은 "GM대우가 자금지원만을 요청한 후 제대로 된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산업은행이 글로벌 위기상황에 대해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어느 방향이든 적극적으로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것이다.

▲해운, 조선 "모두 망할때까지 기다리나"
지난해부터 떠돌았던 정부의 미적지근한 해운,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에 업계 관계자들 역시 피가 마르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해운업 구조조정 정책은 미온적인 이들의 태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원래 주채권은행이 해오던 신용위험평가를 한 달 정도 앞당긴 데 불과한 데다 평가기준이나 등급도 채권단 자율에 맡겼다. 그나마 공동 평가기준을 만들어 채권단을 강하게 압박해 C(부실징후)ㆍD(부실) 등급 회사를 늘렸던 지난 1월 건설ㆍ조선업종 1차 구조조정 때에 비해 약하다. 해운 업계에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중견선사 관계자는 "6~7개월 가량 지속된 해운 시장의 불황으로 현재 50위권 밖의 선사들은 고사 상태"라며 "당장 하루가 100일 같은데 4월까지 또 기다리라니 다 죽으라는 이야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일 현재 전반적인 해운 시황을 나타내는 건화물선운임지수(BDI)는 전날보다 58포인트 상승한 2225포인트로 지난해 말 663포인트로 주저앉았을 때보다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1만 포인트를 훌쩍 뛰어넘었을 당시와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렇게 악화 일로를 걷는 시황 속에 해운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늦장대응과 무관심으로 인해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침들의 혜택도 받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해운업 관계자는 "이미 해운사들은 신규 대출은 커녕 금융권으로부터의 대출금 조기 회수나 추가 담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피부로 느껴지는 지원도 없었는데 구조조정 마저 늦어지니 당장 먹고 살 일이 갑갑하다"고 한탄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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