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그린마케팅'] <하>국책은행이 '열풍' 이끈다
올 지원금 1조원 배정 신재생에너지 분야 '돈맥' 역할
기술갖춘 성장기업 육성.. 해외진출ㄱPEF조성 추진


태양광 발전용 태양전지 재료인 실리콘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네오세미테크. 이 회사는 2005년부터 유가급등으로 태양광 실리콘 웨이퍼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보고 관련산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2007년말부터 양산 판매를 시작했지만 추가 설비투자 자금이 턱없이 모자랐다. 산업은행은 이러한 소식을 접하고 시설·운영자금 자금 400억원에 추가로 전환사채(CB) 100억원어치를 인수하는 파격 지원을 해줬다. 그 결과 네오세미테크의 매출액은 2007년 315억원에서 2008년 1300억원으로 급증했다. 순이익도 25억원에서 320억원으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최근 금융권에 불고 있는 '녹색금융' 열풍의 선두에 산업은행이 있다. 가능성만 있다면 남들보다 적극적이고 빠르게 '돈맥'을 뚫어주는 '전위부대' 역할은 물론 한발 앞서 내다보고 중장기적인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후선업무'까지 도맡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 '녹색금융' 열풍이 불면서 산은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산은이 올해 녹색성장기업 지원으로 배정한 1조원 중 3000억원은 중소기업에 전용 투입된다. 지원대상은 ▲저탄소와 관련된 바이오에너지ㆍ풍력ㆍ석탄 액화에너지 ▲환경산업ㆍ관련설비 제조업 ▲신재생에너지 개발ㆍ생산 및 관련설비 제조업 ▲에너지효율향상 및 에너지절약ㆍ이용합리화 관련 기업으로 다양화했다. 대출은 물론 프로젝트파이낸스, 사모투자펀드(PEF) 등 다양한 지원 카드도 보유하고 있다.

◆IB능력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젖줄' 역할

산업은행은 투자은행(IB) 분야의 명가(名家) 답게 현대그린파워, 포스코파워, 태기산 풍력발전, 가로림만 조력발전, 김천 태양광발전의 자금중개에 잇따라 나서는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자금 젖줄' 역할을 하고 있다. 산은이 2007년과 2008년에 걸쳐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자금주선 실적은 5049억원. 올해 목표치인 4200억을 더하면 1조원에 이른다. 이 금액은 산은이 녹색기업 지원을 위해 자체 배정한 1조원과는 달리 IB능력을 활용해 새로 끌어들인 자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그린파워가 400메가와트(MW)급으로 건설하는 부생가스 화력발전스 사업은 총 투자비 5260억원 중 산업은행을 통해 주선된 금액이 86%인 4498억원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2010년 12월이면 현대제철소 고로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연료로 전기가 생산된다. 포스코파워의 284MW급 부생가스 화력발전소 건설사업도 산업은행이 금융 자문과 주선을 맡았다. 총 50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2011년 하반기에 광양제철소 고로의 부생가스를 전기로 탈바꿈하는 설비로 완성된다. 산은은 올 상반기에 자금중개 약정을 체결한다.

2010년 하반기에 착공 예정인 충남 태안ㆍ서산 가로림만 520MW급 조력발전소 사업에서도 산은의 이름은 빠지지 않는다. 총 사업비가 1조65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조력발전소 건설사업에서 산은은 금융자문을 맡았다.

◆'가능성만 있다면 언제나 오픈'

산업은행은 그동안 기술력을 가진 성장기업에 대해서는 파격적 지원도 마다하지 않았다. 유니슨이 경남 사천에 총 1642억원 규모의 대규모 풍력발전설비를 만들때, 시설자금과 전환사채 인수방식으로 총 600억원을 지원했다. 유니슨은 교량건설ㆍ플랜트설비 등을 생산하다가 풍력ㆍ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현재 코스닥시장내 시가총액 30위내에 드는 우량회사로 성장했다.

해외시장에서도 산업은행의 손길이 뻗치고 있다. 중부발전과 에코프론티어가 말레이시아에 건설하는 바이오매스(Bio-Mass) 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에 금융자문ㆍ주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내 사업자가 탄소배출권(CER) 획득을 위해 해외에서 프로젝트파이낸스 방식으로 추진하는 최초의 발전소 건설사업이다.

산업은행이라고 무작정 지원하지는 않는다. 도덕적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원대상을 명시해 자의적 판단을 배제하고, 대출금지출 총액이 대출승인액의 일정비율을 초과할 경우 계획시설 진척정도를 조사해 자금 유용을 방지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

◆녹색 PEF 설립...탄소배출권 거래도 참여

한편 산업은행은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해 관련산업의 기술개발과 산업화에 중점 투자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녹색기업의 지분 인수와 함께 기술ㆍ제품의 실증화를 위해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병향하는 듀얼트랙(Dual Track) 펀드이다.

탄소배출권 발생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도 주요 목표이다. 특히 2013년 이후의 탄소배출권(CER)과 자발적 저감권(VER) 획득을 위해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미래탄소펀드(Future Carbon Fund)에 2000만달러를 출자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산은 관계자는 "세계적 경기침체 영향으로 CER 유통가격이 지난해 17~18유로에서 최근 6.5유로까지 하락함에 따라 시장상황에 대한 면밀한 추가 검토후 출자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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