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일정액을 지급하는 '정액급부금' 제도가 지난 5일부터 시행되면서 얼어붙은 일본의 소비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정액급부금은 각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6개월 이상 거주하는 외국인을 포함해 국민 1인당 1만2000엔(약 19만원)씩, 18세 이하와 65세 이상자에게는 8000엔이 추가로 지급돼 총 2조엔이 시장에 풀린다.
이에 따라 소비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기업들 사이에선 때 아닌 특수를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세이부와 소고 등 대형백화점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전국 28개 지점에서 신사복과 구두·핸드백 등을 1만엔에 균일가로 판매한다. 유통업체인 이토 요카도, 다카시마야 등도 1만2000엔짜리 상품을 마련했지만 저가 위주로 제품을 구비하고 있는 편의점들은 1만엔대로 내놓을만한 상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청소대행업체인 하우스·오피스클리닝협회는 "불황으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있다"며 바빠서 청소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오는 31일까지 1만2000엔짜리 '독신생활팩'과 '실버팩'을 선보였다.
전국 22개 지역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리조트솔루션은 오는 16일부터 6월말까지 1만2000엔짜리 특별 코스를 마련했다. 정액급부금 지급시기가 지자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특별상품 기간을 비교적 길게 잡은 것.
경기 침체와 유가 급등에 따른 할증요금 부과로 이용객이 급감한 항공사와 여행사들도 고객맞이를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형 여행사 JTB, 닛폰여행, 긴키투어리스트 등은 1박2일짜리 상품을 오는 27일부터 판매하고 이와 함께 1000엔짜리 당일치기 여행 상품도 내놓았다.
일본항공(JAL)도 국내선 왕복 항공권을 포함한 1만2000엔짜리 여행상품을 내놓는 등 항공사들의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호텔 업계도 1만2000엔짜리 숙박권을 내놓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랜드 프린스 호텔은 "정부가 마련한 소비진작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4월 1일부터 1개월간, 하룻밤만 묵어도 1만2000엔 상당의 포인트를 적립시켜주기로 했다.
다만 정액급부금에 대해서는 '바라마키(뿌리기)'라는 비판이 여전히 강하다. 일본 정부는1999년에도 저소득층 3500만명에게 총 7000억엔에 달하는 지역상품권을 지급한 적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 생필품을 구입하거나 여유돈 마련을 위해 저축해 소비 진작에는 효과가 부진했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지자체들은 해당 지역에서만 쓸 수 있도록 특별 상품권을 제작해 저축을 아예 차단하고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