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97년 외환위기 당시 한은법 추진시 시장대처 소홀 비판 감안"
진동수 금융위원장 "한은법 개정 논의 바람직하지 않다. 재정부도 같은생각"
글로벌 금융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한국은행의 설립목적에 물가안정 외에 금융안정 기능을 추가하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정부기관간 의견대립으로 온도차가 극심하다.
이달 임시국회 중 처리가 물 건너간 것은 물론이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가 현 시점에서의 한은법 개정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조속한 시일내 처리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27일 아시아경제신문이 단독입수한 기획재정부 내부문서에 따르면 재정부는 최근 한은법 개정 문제에 대해 "지금은 관련기관이 당면한 위기 극복에 전념할 상황"이라며 "현 시점에서 한은법 개정 추진시 소모적인 논쟁 및 기관간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997년 한보, 기아 부도 및 외환위기 상황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재경원, 한은이 한은법 개정추진과정에서 대립하면서 시장대처에 소홀해다는 비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997년 한은법 개정을 놓고 당시 윤증현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과 이성태 한은 기획부장은 양기관의 실무담당자로서 의견 충돌한 아픈 과거사가 있다.
하지만 이성태 총재와 윤증현 장관은 지난 13일 만난 자리에서 “한은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은법 개정의 최대 쟁점은 97년 당시 은행감독기능을 한은이 다시 가지고 가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한은법 개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
진 위원장은 지난23일 국회에서 "현 시점에서 한은법 개정을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현행법상에서도 한은이 충분히 시장안정 기능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이진복 한나라당 의원이 기재부가 한은법 개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기재부도 우리하고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기재위에 입장을 전달 하겠다"고 언급했다.
재정부와 금융위가 한은법 개정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히자 정무위원회 의원들은 금융위 역할에 대해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모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은법 개정을 추진 중인 기획재정위 의원들도 시간을 갖고 검토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재정위 간사인 최경환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들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언제쯤 상정될 것인지 정해진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은은 하루빨리 한은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금융감독당국에 보고된 정보를 전달받는 입장이다 보니 신속한 정보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에 보고된 정보를 전달받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아야 유동성 조치 등을 펼칠 수 있을텐데 현 상황은 그렇지가 못하다. 조속히 한은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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