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서부의 쓰촨성(四川省)은 벌써 파릇파릇한 봄기운이 완연했다.
9개월전 발생한 대지진으로 전세계를 경악시켰던 이곳. 제 모습을 찾기 위한 쓰촨성은 지금 지역 전체가 복구 작업에 한창이다.
23일 도착한 쓰촨성의 성도(省都)인 청두(成都)는 '여기가 지진이 일어났던 곳이 맞나' 할 정도로 여느 도시와 다를 바 없이 평온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청두를 벗어나자 쓰촨성은 거대한 공사판으로 돌변했다.
청두를 거쳐 최종 도착 예정지인 더양(德陽)시 멘주(綿竹)현은 쓰촨성내 지진피해가 특히 심했던 10개 지역 가운데 하나다.
◆'거대한 공사판' 쓰촨= 주변 벌판에는 벌써부터 흐드러지게 핀 노란 유채꽃들로 가득했다. 지진 탓이었던지 중간중간 끊겨진 포장도로를 1시간반 정도 달렸을까. 희뿌연 모래먼지 속에 복구 공사가 한창인 주택과 상가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푹석 주저앉은 가옥과 마치 폭탄을 맞은 듯 산산조각이 난 가옥 등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공통점은 제대로 된 건물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땀과 먼지로 뒤범범이 된 채 시커먼 모습을 한 주민들은 리어카에 벽돌ㆍ흙ㆍ목재를 가득 실어 날랐고 도배ㆍ망치질 속에 폐허가 된 건물들은 다시 한층한층 올라가고 있었다. 차를 타고 지켜본 30분내내 복구현장은 이어졌다.
한 국내 대기업이 마련한 내의 기증행사도 초등학교 가건물에서 진행됐다. 대지진으로 학교는 쑥밭이 됐고 원래 터만 모래와 돌로 덮힌 채 둥그러니 남아있다. 대지진은 이 학교 학생 십여명의 목숨도 앗아갔다.
1~2학년쯤 돼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페인트칠도 제대로 안된 시멘트로 대충 지은 가건물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당분간 가건물에서 수업을 할 수 밖에 없지만 조만간 학교를 다시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최대 피해지역인 베이촨(北川)ㆍ칭촨(靑川) 등지에서도 복구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中 내륙 진출로 활로 뚫어라= 이처럼 중국의 피해 복구작업이 한창인 요즘 국내 기업들도 중국 내륙 진출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영준 코트라 청두 무역관장은 24일 "중국 전체에서 내륙의 소비 비중이 46%나 되는데 한국은 여전히 해안지역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내륙지역 공략으로 중국 진출 전략을 다변화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코트라는 중국 서북부 지역에 무역관 한곳을 추가 설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코트라의 올해 중국사업 최대 목표는 내수시장 진출이다. 이를 위해 톈진(天津)ㆍ우한(武漢)ㆍ시안(西安) 등 5개 도시에 물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도 내륙과 해안의 균형발전을 적극 꾀하고 있다. 삼농(농민ㆍ농업ㆍ농촌) 지원이 가장 대표적인 예다. 올해 중서부지역에 취직하는 대학생들은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정부 발표도 있었다.
내륙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중장비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다. 회사측은 대도시의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타격을 지방 인프라 구축 참여로 만회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중국의 4조위안(약 88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있다. 투자액 상당수가 지방 인프라 구축에다 환경관련 사업에 쓰일 전망인데 굴삭기ㆍ지게차ㆍ공작기계 등을 생산하는 두산인프라코어 입장에선 사업확장을 꾀할 절호의 기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내 굴삭기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라이벌인 고마츠ㆍ히타치ㆍ캐터필라 등과 비해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김동철 두산인프라코어 아ㆍ태 본부장은 "아시아 지역 가운데서도 특히 중국에 대한 기대가 대단하다"고 말할 정도다.
LG전자 중국법인도 내륙 지역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베이징ㆍ상하이ㆍ광저우(廣州)ㆍ선양(瀋陽)ㆍ청두 등에 설치된 판매법인을 후베이성 우한(武漢)에도 세울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쓰촨 한국 이미지 좋아 진출 환영= 현지 음식점을 경영하며 쓰촨성 한국상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직 사장은 "중국 정부 도움으로 지진 피해로부터 많이 복구됐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타격을 입고 있는 광둥성 등 제조업 중심지보다 전체적인 피해가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청두 사람이라면 한국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며 한류 바람을 소개한 뒤 "쓰촨지역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가 갖고 있다는 점은 한국 기업에게 유리한 사업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대도시 청두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1000명이 채 안되는 수준. 대부분이 학생과 종교인들이며 기업에서 파견한 인력은 일가족까지 합쳐 200명 정도에 불과하다.
김홍수 아시아나항공 청두 지점장은 "청두ㆍ서울간 노선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라며 "지금은 비수기지만 조만간 성수기가 되면 유학생과 비즈니스맨으로 붐빌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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