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지역 여성들이 유동성 부족에 허덕이는 역내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발간된 중동의 경제전문지 MEED에 따르면 현재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여성들이 통제하고 있는 자산 규모는 2460억달러다. 더욱이 이들 여성은 보유 자산의 60%를 현금으로 갖고 있다.
지난달 쿠웨이트 소재 컨설팅업체 어드밴티지 컨설팅은 '숨겨진 보물을 찾아라: GCC 여성들의 부(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 50년 간 걸프지역으로 흘러든 오일머니가 남성의 지갑만 채운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걸프지역 여성들의 부는 남성들의 부와 달리 대개 현금ㆍ보석ㆍ귀금속ㆍ부동산 형태로 축적돼 있다.
어드밴티지 컨설팅의 사파 알 하섐 회장은 "이렇게 엄청난 부가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놀랄 일"이라고 말했다.
◆아직 활용되지 않은 부=상당수 걸프지역 여성이 이미 투자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쿠웨이트 증권거래소 2층 전체가 여성 전용일 정도다.
지난 2003년까지만 해도 여성들은 전화로 주식을 거래했다. 하지만 이제 전용 공간에서 여성 브로커의 실시간 정보를 이용해 투자할 수 있게 됐다.
현지 증권시장에서 '큰손' 노릇을 하는 여성도 있다. 네지바 알 레페이라는 투자한 100만디나르(약 343만 달러) 가운데 절반 정도가 자신의 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자 친구 대부분이 가족의 돈을 투자한다"고 들려줬다. 보수적인 아랍 세계에서 여성이 가족의 재산을 불리는 일에 나섰다는 얘기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걸프지역 도시 여성이 증시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은행에서 잠자고 있는 예금들이 3~5년 후 금융시장에 더 투자되면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 노하우는 아직 잘 몰라=알 자지라 부동산 개발의 나빌라 알 안자리 대표이사는 "여성 투자자들이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며 "그들은 현금을 갖고 있지만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잘 모른다"고 평했다.
여성 투자자라고 걸프지역 증시와 부동산 시장 폭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알 안자리 대표이사는 "금융위기 이전 은행에서 대출 받아 투자한 여성들이 요즘 빚더미 위에 앉아 있다"며 "현재 걸프지역 여성 투자자들은 증권보다 안정적인 예금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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