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역습, 그리드락
마이클 헬러 지음/윤미나 옮김/웅진 지식하우스 펴냄/1만3800원
$pos="L";$title="";$txt="";$size="275,408,0";$no="2009021708033036915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몇 년전, 한 제약회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찾아냈다.
하지만 회사가 신약을 출시하려면 다른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수십가지의 작은 특허들을 모두 사들여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특허 소유자들은 막대한 대가를 요구했고 그 중 일부는 거래 자체를 방해했다. 신약은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하고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어들일 수 있는데도 헛되이 방치되고 있다.
이렇게 과거 시장 경제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사적소유'의 증가는 이제 오히려 경제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작은 조각들을 가지고 있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손해를 입는다. 바로 이 소유권의 역설로 인해 발생한 꼼짝할 수 없는 상태가 바로 '그리드락'(Gridlock)이다.
최근 IBM은 특허 500개를 무료로 공개했다. 영리한 기업들과 정책자들은 '그리드락'의 숨은 비용을 이해하고, 차세대 혁신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들이 예감한 미래의 경제를 움직이는 새로운 키는 무엇일까.
'소유의 역습, 그리드락'의 지은이 마이클 헬러는 책의 서문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비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왜 그렇게 높은지, 그럼에도 생활공간은 왜 그렇게 좁은지 궁금했던 적이 없었느냐"고 묻는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규제 그리드락 때문이라는 것. 서울의 불합리한 주거환경은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복잡한 개발 승인 과정과 부적절한 그린 벨트 정책 등 기타 여러가지 터무니없는 규제 때문에 발생한 인위적인 산물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같은 이유로 미국의 이동통신시장은 우울하기 짝이없다고 설명한다. 미국은 '그리드락' 때문에 방송 스펙트럼의 90퍼센트 이상이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수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이동통신 분야의 선두 주자들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언급한다.
10년 혹은 20년 전의 경제환경에서는 사람들이 제품을 발명하면 특허를 출원했고 노래를 작곡하면 저작권을 소유했으며 토지를 세분해서 그 위에 집을 지었다. 그런데 오늘날 부를 창출하는 모든 첨단 분야에서 요구하는 것은 세분된 것들의 '조합'(assembly)이다. 제약,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 모든 첨단 기술 산업은 수많은 특허의 조합을 필요로 한다.
최신 음악과 예술도 수많은 개별적 소유자가 가진 문화의 조각들을 매시업(mash-up)하거나 리믹스(remix)함으로써 탄생한다. 토지의 경우도 새로운 활주로 건설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수많은 필지를 합쳐야 한다.
지은이는 이런 요구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파편화되기 쉽고 합기치는 힘든 낡은 소유권 체제에 갇혀있다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사업가들이 소유권을 창의적으로 조합하는 방법을 찾아내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사회사업가들은 질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특허들을 모을 수 있다.
정부로서는 '원스톱 허가 시스템'이나 '승인 간주'제도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그리드락을 조기에 차단하면 그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한편 입법자들이 다른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한다고 설명한다.
지은이는 그리드락에 갇힌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법률을 조정해서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가 사라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법률을 이용해 미세한 부분까지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인다.
책은 법률로 모두 다 조정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발적인 합의가 좋은 해결책이라고 강조한다. 경쟁 관계에 있는 백신 개발자들이 보유한 특허권을 모으고 그것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만들면 백신 개발 과정을 촉진하고 관계자들은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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