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이 본격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금융상품들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무한한 상품 개발이 가능한 금융시장 환경이 도래했지만 자산운용사들은 '비전'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상품 개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당초 자통법이 시행되면 새로운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의외의 결과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통법 발효와 맞물려 신 금융상품이 대거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수요 및 전문인력 부족과 자통법에 맞춘 매뉴얼 마련 등 작업이 완료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자통법과 관계없이 당분간 신상품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법이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요가 상품을 창출하기 때문에 금융상품에 자금이 들어오게 되면 신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시장상황에서 업계 전체가 신상품 공모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투자신탁운용도 자통법에 따른 신제품 출시 계획이 없다. 대신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시장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품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자산운용도 지속적으로 신상품 개발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출시계획에서는 고개를 숙인다. 하이자산운용 관계자는 "자통법 시행 초기에는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상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투자자 등급에 맞춰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투자신탁운용은 이르면 5월~6월 경 고객에게 자통법에 따른 신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성한 삼성투자신탁운용 팀장은 "선물이나 장외파생상품을 이용해 가격이 오르는 리버스 상장지수펀드(ETF)나 실물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실물ETF 등 다양한 ETF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당분간은 기존 펀드를 자통법에 맞춰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빨라도 5월에나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장경호 미래에셋자산운용 팀장은 "4월까지 기존의 펀드를 자통법에 맞춰 적용시키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분이 정리가 되면 향후 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는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이 없다는 것도 신상품 출시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해나 날씨를 기초로 하는 파생상품, 거시경제지표, 신용을 기반으로 한 신종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가 가능하지만 이를 핸들링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투자회사가 파생상품 및 구조화 상품을 무기로 국내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며"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양성해 자산운용 및 리스크 관리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오 기자 j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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