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구두 매출 3~9% 뚝뚝
여행·레저용품 업체도 타격


대기업에 근무하는 M씨는 최근 부장으로 승진했다. 중3 아들은 상위권 대학 합격을 보장한다는 명문 고등학교에 합격했다. 그는 연초부터 터진 희소식이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 뿐 M씨의 걱정은 태산같다. 승진을 했지만 회사에서 제시한 임금은 고통분담을 위해 인상률이 사실상 제로다. 승진 턱도 최소한으로 줄였고 그나마 소주로 1차만 하고 끝냈단다. 아들에게 교복과 책을 줘야 하는데 가격이 줄줄이 올랐고, 등록금과 학원비 등 최소한 매월 100만원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목돈을 만들려고 주식과 펀드 투자를 했는데, 이미 반 토막 이상 큰 소실을 봤다.

10년 넘게 타고 있는 승용차를 바꾸려던 M씨는 계획을 미루고 왕복 4시간 가깝게 걸리는 직장을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출퇴근하고 있다. 그는 "가족이 우선인 만큼 나를 위한 투자는 단 한 푼이라고 아껴야 한다"고 되뇌인다.
 
아버지들의 소비가 갈수록 줄고 있다. 양복, 구두, 지갑, 자동차, 레저, 외식비 등 아버지들에 의존하는 소비품목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M씨의 경우 가족과 함께 살고 있어 다행이지만 자식과 부인을 외국에 보낸 기러기 아버지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인해 생활비를 보내는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이로인해 당장 의류·구두 시장이 타격을 입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 LG패션, 캠브리지 등의 지난해 남성정장 매출도 3~5% 감소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12월 남성정장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5% 줄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작년 12월 신사정장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9.5% 줄어든데 이어 올 1월에도 1.3% 줄었다.

구두 판매도 줄었다. 금강제화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3.9% 하락했다. 백화점 매장이 5.8% 하락했으며, 직영점 등은 그나마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아버지들의 기호식품인 소주와 담배소비도 줄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10월 13.9%나 증가했던 소주 매출이 올해 1월엔 5.7% 줄었다. GS25는 경우 올해 1월 담배 매출이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다른 편의점들도 담배 장사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등산, 낚시, 골프 등 여행ㆍ레저비용도 줄이다 보니 관련 산업도 타격을 입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기업의 구조조정 및 명예퇴직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3월 이후 직장을 떠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아버지들의 소비는 제로에 가까울 것이라는 점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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