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조직쇄신 그 이후..] <2> 삼성전자-상
"초일류위한 특단 조치" 본사 인력 85% 지방현장으로
2부문 10개사업부 조직 슬림화.. 스피드경영 체제구축
질적 구조조정 통해 전사적 협력 증진·시너지 기대감
사상 최대 규모의 사장단 인사(1월16일)와 임원인사(1월19일), 그리고 조직개편(1월21일)을 잇따라 치른 지 20여일이 지난 지금. 삼성전자는 여전히 '폭풍 인사'의 휴유증이 가시지 않은 듯 뒤숭숭한 모습이다. 연이어 터진 1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삼성전자 안팎의 위기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상무)은 "1조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 "3분기 이후에나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뒤숭숭한' 삼성전자.. 처음 겪는 '위기감'= 조직 개편 후 가장 바빠진 곳은 서초동 사옥이다. 본사 인력의 85%에 달하는 약 1200명이 현장배치 되면서 일부 부서는 현장으로의 사무실 이전도 이미 시작됐다. 갑작스런 사업장 이동에 따라 수원과 기흥, 탕정 등 현지 사업장에 새 사무실을 만드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게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무실이 이전하지 않게 된 일부 부서 직원들은 서초동 사옥 출근 후 사업장으로 이동하는 '이중고'도 겪고 있다.
사업장 근처에 집을 마련하는 삼성전자 직원들도 부쩍 늘었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5년차 직장인 김모 씨는 이달 말 수원사업장 인근 아파트로 이사간다. 김 씨는 "서울에서 학교를 나오고, 서울에서만 20년 넘게 살았는데 친구 한명 없는 수원으로 이사가려니 막막하다"면서 "하지만 두 시간이 넘는 출근 시간 때문에 이사를 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곧 있을 부장급 이하 직원들에 대한 인사 폭도 대규모로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직원들 사이에선 적잖은 동요도 일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몇몇 고참급 부장의 경우 퇴직하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회사 내에서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면서 "차라리 인사를 연말에 실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올해는 특히 연초부터 너무 뒤숭숭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 퀀텀점프 위한 '일보 후퇴'일 뿐 = 하지만 상당수 삼성전자 직원들은 지금의 '위기'가 더 큰 도약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도기쯤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일부 직원은 "삼성전자라는 기업이 이 정도 위기를 견뎌낼 내성이 없을 리 없다"며 자부심도 내비친다. '퀀텀 점프(Quantum Jump)'를 위한 일보 후퇴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규모의 조직개편에 처음엔 의아해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현장 배치에 불만섞인 목소리도 내뱉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일부 직원은 노래방에서 조용필의 '서울서울서울' 노래를 '수원수원수원'으로 개사해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변화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외환위기(IMF) 이후 고도성장은 지금의 삼성전자를 만들어냈지만, 지나친 내부경쟁· 인사적체· 성장동력 발굴 부진 등의 심각한 부작용도 양산했던 게 사실이다. 직원들 사이에서 이번 조직개편이 다시 한번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내려진 '특단의 조치'라는 이해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관리의 삼성은 잊자".. 삼성전자는 '대변신중'= 삼성전자는 그 동안의 '관리'이미지를 털고, '효율의 삼성'으로의 대변신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고도 성장을 견인해온 기존 6개 총괄체제를 2부문 10개 사업부로 전환한 것도 과감한 결단의 결과다.
삼성전자 측은 "이 같은 '질적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경영의 패러다임을·'내부경쟁 및 사업별 부문 최적주의'에서 '전사적인 협력 증진 및 시너지 제고'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효율의 삼성전자'는 앞으로 사업경쟁력을 배가시키는 원천이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무엇보다 본사 조직을 최대한 슬림화시키고, 현장 중심의 경영을 실천한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최소한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스피드한 현장중심'의 조직체계를 구축했다는 게 삼성전자 안팎의 일반적인 평가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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