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항소, 담당판사 사의표명' 론스타 제2공방 가열

민생경제연구소, 론스타 담당 민병훈 판사 사의표명에 집중
　
론스타를 둘러싼 법원의 판결에 금융감독당국이 항소키로 방침을 확정했다. 시민단체들은 론스타 담당 부장판사의 최근 사의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론스타 관련 공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은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 론스타의 자격 심사 등에 대한 자료 일부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항소장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한승 부장판사)는 경제개혁연대가 금융위원회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해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주식취득 승인안과 론스타의 외환은행 한도초과보유주주로의 적격성 유지 여부에 관한 심사 보고서 등 29가지 자료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민사소송의 경우 판결문을 송달받은 후 2주일 이내에 항소하지 않으면 확정 판결이 된다. 구정 연휴 등으로 아직 항소기한은 남아있지만 금융당국은 항소 방침을 굳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동일하게 항소키로 결정했다"며 "기한이 아직 남아있어 소장은 아직 제출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도 불복 청구를 진행키로 방침을 정한 상황이다.
　
최훈 금융위 은행과장은 "판결이 난 후 아직 판결문이 도착하지 않았다"며 "판결문을 받아본 후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민단체들은 남은 재판에서 론스타를 둘러싼 의혹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생경제연구소는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병훈(48) 부장판사가 최근 갑작스레 사의를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집중하고 있다.
　
민 부장판사는 다음 달 법원 정기인사에서 고등법원 부장판사(차관급) 승진이 유력하게 점쳐지던 상황이라, 인사를 앞두고 갑자기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법원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 판사는 2006년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시절 외환은행 주가조작 혐의를 받던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네 번이나 기각한 인물이다. 론스타 영장 갈등 때는 "검사들은 민법ㆍ상법 공부나 더 하라"고 꼬집은 것으로 전해져 검찰의 반발을 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철한 민생경제연구소 이사는 "민 판사 사임이 전체적으로 정권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있다"며 "또한 금융위와 금감원의 정보공개 청구 항소는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행정심판을 통해 항소를 진행하고 대법원까지 시간끌기를 하다가 판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라는 설명이다.
　
한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금융위는 은행법상 동일인 주식보유한도 초과 보유주주들에 대해 연간 2회씩 초과보유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하도록 규정한 은행법에 따라 론스타 등으로부터 2004∼2007년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적격성 심사를 실시해 왔다.
　
경제개혁연대는 금감원과 금융위에 이와 관련된 심사 자료를 공개하라고 청구했지만 이들 기관은 공개될 경우 론스타 등의 영업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론스타에 대한 동일인 주식보유 한도 초과보유 승인이 무효인지를 두고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해 왔다.

유윤정 기자 you@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