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역사상 첫 대통령을 맞이한 20일 정치 수도 워싱턴은 환호했지만 금융의 중심은 뉴욕은 좌절했다.

뉴욕 증시가 금융주 중심으로 급락해 다우지수 8000선이 무너졌고 오바마는 취임 첫 날부터 커다란 숙제를 떠안게 됐다.

이날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332.13포인트(-4.01%) 급락한 7949.09로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8.47포인트(-5.78%) 빠진 1440.86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 앤 푸어스(S&P)500 지수도 44.90포인트(-5.28%) 급락한 805.22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주 일제 폭락= 대형 수탁은행인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금융 위기의 불씨를 지핀 도화선이 됐다.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채권 부문 손실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수익이 71% 급락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자본 확충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S&P는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동시에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주가는 59.04% 폭락했다.

웰스파고도 23.82% 폭락했다. FBR 캐피털 마켓츠는 웰스파고가 올해 상반기에 배당금을 삭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는 미국 금융업체의 신용 위기 손실이 3조60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놔 금융주 불안을 부채질했다. 루비니 교수의 손실 전망치는 현재까지 집계된 손실 규모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다우지수 구성종목 중에서도 뱅크오브아메리카(-28.97%) JP모건 체이스(-20.73%) 씨티그룹(-20.00%)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상품 관련주도 하락= 유가 급락 우려로 엑손모빌(-2.32%)과 셰브론(-4.78%)도 하락했다.

이날 만기를 맞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6%대 급등세를 나타냈지만 내일 거래에서부터 근원물이 되는 WTI 3월물 가격은 4%대 급락세를 보였다.

미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도 11.45% 폭락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알루미늄 가격은 7거래일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존슨앤존슨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1.20% 하락했다. IBM도 3.46% 하락했다.

IBM은 장 마감 후 지난해 4분기에 주당 3.28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3.02달러의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IBM은 올해 주당 순이익 전망치도 시장 기대치 8.75달러를 웃도는 최소 9.20달러로 제시했다.

◆美국채가격도 약세= 버락 오바마도 대통령 취임일날 주가가 하락한다는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전임 9명의 대통령 중 취임일날 주가를 끌어올린 대통령은 단 2명에 불과했다.

오바마는 취임연설을 통해 미국을 재건하자고 역설하면서 각자의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위기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오바마의 취임연설도 시장 회복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못했다. 오바마 랠리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들떠있던 투자자들이 다시 냉혹한 현실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셈이다.

미 국채 가격은 오바마 대통령이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것이라는 전망 탓에 약세를 나타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5% 오른 2.37%로 거래를 마감했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06% 오른 1.67%를 기록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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