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100대 기업 중 83개가 이른바 '텍스헤이븐(tax haven)'이라 불리는 조세피난처 국가들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들 자회사 중 대부분은 미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대형 금융업체들이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의회 소속 감사기구인 회계감사원(GAO)이 1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씨티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100대 기업의 83%가 세금이 없거나 세금이 적은 이른바 조세피난처 국가들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일부는 연방정부의 구제금융을 받기도 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주요 조세피난처로 알려져 있는 국가들에는 리히텐슈타인, 브리티시버진아일랜드, 바베이도스, 버뮤다, 케이먼아일랜드, 아일오브맨 등에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이들 국가들에 법인을 세우고 마치 외국기업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이들 조세피난처 국가들은 기업들의 금융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기업의 회계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어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특히 연방정부의 구제금융이 지원된 기업들에 필수적으로 담보되어야할 회계 투명성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 스탠리 등은 각각 수백개가 넘는 자회사를 세금회피 지역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그룹은 427개 자회사가 세금도피처에 설립돼 있어 가장 많았고 모건 스탠리는 273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15개였다.
이들은 모두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지원 대상이 된 회사들이나 이들 자회사를 통해 자금이 흘러나갈 경우 과연 어떻게 집행됐는지 흐름을 추적하기 번거로와진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은 국제적으로 사업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조세피난처에 자회사를 두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는 논리다.
펩시콜라 등으로 유명한 음식료품업체인 펩시코의 대변인은 "이들 지역의 자회사들은 매출의 편의를 위해 두게 된 것"이라며 "조세회피처 국가들에서도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지휘한 노스다코타주 바이런 더건 민주당 상원의원은 "기업들이 세금을 갉아먹는 이같은 행위에 대해 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