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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박세리의 '무책임한' 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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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29ㆍCJ)가 또 기권을 했다.

이번 무대는 미국프로골프(LPGA)투어 스테이트팜클래식. 전날 3오버파 75타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박세리가 2라운드 전반 9홀 경기를 마친 뒤 목 통증을 호소하며 후반 경기를 포기했다.

지난달 초 잉글랜드에서 열렸던 브리티시오픈 이후 4주 만이고, 지난 4월 플로리다스내추럴챔피언십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기권이다.

박세리는 지난달 초 잉글랜드에서 열렸던 브리티시오픈에서는 2라운드 1번홀을 끝내자마자 경기를 포기했다. 전날 러프에서 샷을 하다가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던 박세리는 둘째날도 통증이 지속되자 곧바로 경기장을 떠났다.

소속사인 CJ측은 "지난해 바로 이 대회에서의 부상으로 장기간 슬럼프에 빠졌던 박세리로서는 당연히 몸 조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박세리는 그러나 당시 첫날 6오버파 78타를 치면서 최하위권인 113위로 추락했다는 점에 비추어 '컷오프를 예상한 고의성(?)'을 의심받았다. 

박세리보다 순위가 더 떨어졌던 한희원은 반면 연일 불굴의 투혼을 발휘하며 기어코 '톱 10'에 진입해 극명한 대조를 보여줬다. 박세리는 바로 다음 대회인 캐나다여자오픈에 곧바로 모습을 드러내 의혹의 눈초리를 더욱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세리의 기권은 물론 선수에게는 불가피한 일일 수 있다. 자신의 몸이 상품인 프로의 세계에서 선수 스스로 큰 부상을 예방하는 일은 당연하다.

진정한 프로의 근성은 그러나 대회 직전 자신의 몸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조율하는 것이고, 이는 팬들에 대한 의무이다. 성적이 안좋으면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행태의 잦은 기권은 프로의 세계에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박세리는 특히 한국여자골프사에 한 획을 그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박세리가 누군가. 지난 98년 US여자오픈에서 연못에 들어가 '맨발의 투혼'으로 메이저 정상에 등극해 IMF 경제 위기에서 시름하던 온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 장본인 아닌가.

국내 팬들은 그래서 지난 6월 박세리가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부활했을때 그 어떤 선수에게보다도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어느 정도 '이룰 것을 다 이룬' 박세리는 이제 승수쌓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충분히 쉬면서 다음을 기약할 일이다. 팬들이 '성실한 완주'에 더 큰 박수갈채를 보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akn.co.kr
<ⓒ '오피니언 리더의 on-off 통합신문'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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