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출자제한집단 48곳 중 '자수성가'12곳
한국 대기업 비중 OECD 국가 중 최하위권
대기업 비중 높은 나라가 성장률도 높아

편집자주한국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크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을까.공정거래위원회 규제 대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48곳(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소속회사 2169개) 상당수가 현재 한국 경제를 이끄는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 그룹 창업자 일가가 세운 기업들이다. CJ·신세계 등은 삼성 일가와, LS·LX 등은 LG 일가와 관련이 있는 식이다. 21세기들어 한국에서 자수성가한 창업자가 만든 ‘신생’ 대기업을 찾기 힘들다. 쿠팡, 카카오, 셀트리온, 넷마블 등 새로운 창업자가 등장해 기업 덩치를 키운 신생 대기업들은 손에 꼽을 만하다.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성장을 두려워한다. 중견기업은 대기업 지정을 피하기 위해 회사를 쪼갠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또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올라가 전세계를 무대로 뛰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성장 사다리가 아닌,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들을 더 많이 맞닥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팬텍, STX 같은 회사들은 기존 대기업들과 경쟁하다 얼마 버티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신규 대기업은 기존 대기업과 경쟁하고 나아가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전통을 쌓을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대기업을 제대로 못 키우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짚어보고자 한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어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진단해본다.

한국경제가 급성장했던 1970~80년대 재계 서열 1위였던 현대그룹은 2016년 현대증권, 현대상선을 팔면서 중견기업으로 전락했다. 극동그룹의 극동건설, 극동정유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전까지 30대 대규모기업집단에 들어갔지만 이후 동서증권, 국제종합건설 부도로 중견기업이 된 뒤 웅진그룹에 팔렸다. 한때 대기업으로 맹위를 떨쳤다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중견기업으로 떨어진 업체들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과 지시를 내린 가운데 24일 서울 종로구 현대아산 사무실이 자리한 현대그룹 사옥에서 직원들이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과 지시를 내린 가운데 24일 서울 종로구 현대아산 사무실이 자리한 현대그룹 사옥에서 직원들이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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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집단 48곳은 대부분 고인 물이다. ‘뿌리’가 같은 곳도 많다. 범삼성(삼성· CJ CJ close 증권정보 001040 KOSPI 현재가 211,000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85,353 전일가 211,000 2026.04.21 15:30 기준 관련기사 CJ온스타일, 상반기 최대 쇼핑행사 '컴온스타일' 개최…"최대 50% 할인" 오늘 산 옷 오늘 입는다…CJ온스타일, '오늘도착' 물동량 252%↑ "K뷰티 생태계 구축"…이재현 CJ 회장, 올리브영 명동 현장 점검 · 신세계 신세계 close 증권정보 004170 KOSPI 현재가 382,000 전일대비 9,000 등락률 +2.41% 거래량 85,758 전일가 373,000 2026.04.21 15:30 기준 관련기사 신세계 아카데미, 여름학기 개강…웰니스·재테크·키즈 강좌 확대 우리동네 편의점 라면값이 내렸어요 "고유가 지원금 풀린다"…편의점, 즉석밥·라면 등 장바구니 품목 할인 혜택 ), 범현대( 현대차 현대차 close 증권정보 005380 KOSPI 현재가 546,000 전일대비 19,000 등락률 +3.61% 거래량 946,609 전일가 527,000 2026.04.21 15:30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 사상 최고치로 마감…6400선 근접 코스피, 사상 최고가 경신…외인·기관이 끌었다 종전 이후를 미리 준비해야? 바구니에 담아둘 만한 종목은 · HD현대 HD현대 close 증권정보 267250 KOSPI 현재가 257,000 전일대비 2,000 등락률 +0.78% 거래량 164,721 전일가 255,000 2026.04.21 15:30 기준 관련기사 HD현대 아비커스, 세계 최초 범용 자율운항 시스템 형식 승인 정기선, 베트남 현장 방문…"모든 문제의 답 현장에 있어" "조선업 판 바꾸는 전동화…연구의 답은 상용화에 있다"[K산업, 미래설계자들]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close 증권정보 069960 KOSPI 현재가 92,300 전일대비 900 등락률 +0.98% 거래량 60,067 전일가 91,400 2026.04.21 15:30 기준 관련기사 가상과 현실의 만남…게임과 손잡는 유통사, 충성 고객 '윈윈' 게임 마니아 '젠지' 공략…현대百, '콘텐츠 맛집' 변신 "모텔값이 이미 호텔값" "웃돈 줘도 빈 방 못 구해"…이번엔 '고양'이다 · KCC KCC close 증권정보 002380 KOSPI 현재가 555,000 전일대비 1,000 등락률 +0.18% 거래량 40,896 전일가 554,000 2026.04.21 15:30 기준 관련기사 KCC "자본 운용·재배치로 주주가치 제고" 트러스톤, KCC 자산 효율화 결단 환영…"주주제안 철회, 파트너십 구축" KCC 실적은 주춤, 순익은 4.7배 급증…삼성물산 지분 평가손익만 2조 넘어 ), 범 LG LG close 증권정보 003550 KOSPI 현재가 95,000 전일대비 1,500 등락률 +1.60% 거래량 228,648 전일가 93,500 2026.04.21 15:30 기준 관련기사 국가AI전략위 "한국형 AI 성공, 고품질 데이터에 달려” AI 개발부터 생태계 조성까지…산·학·연·관 힘 모은다 구광모 LG 대표, 美·브라질 현장 경영… '에너지'·'글로벌 사우스' 공략 (LG· LS LS close 증권정보 006260 KOSPI 현재가 337,500 전일대비 5,500 등락률 +1.66% 거래량 134,018 전일가 332,000 2026.04.21 15:30 기준 관련기사 [클릭 e종목]"LS, 중복상장 우려 해소·STO 신사업…재평가 기대" '수주 대박' K전선, 중동발 피복재 수급 불안에 공급망 '비상' [클릭 e종목]"LS, 전력 인프라 자회사 가치에 주목할 때…목표가↑" ·LX)만 해도 10개나 된다. 36곳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대기업이거나 공기업, 조합이다. 반면 창업주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자수성가형’ 대기업은 12개뿐이다. 2000년 이후 창업한 곳으로 한정하면 넷마블 넷마블 close 증권정보 251270 KOSPI 현재가 50,600 전일대비 900 등락률 -1.75% 거래량 239,621 전일가 51,500 2026.04.21 15:30 기준 관련기사 넷마블 방치형 통했다…'스톤에이지 키우기' 글로벌 매출 성장 4위 [클릭 e종목]"'일곱개의 대죄' 등 실적기여 제한적…넷마블 목표가 ↓" "'몬길: 스타 다이브'는 IP 시작점…신규·서브컬처 유저 아우를 것" · 카카오 카카오 close 증권정보 035720 KOSPI 현재가 48,950 전일대비 100 등락률 +0.20% 거래량 1,316,511 전일가 48,850 2026.04.21 15:30 기준 관련기사 달리는 말에 올라타볼까? 부족한 투자금을 연 5%대 금리로 4배까지 미토스發 '보안 쇼크'…"AI 공격에 AI로 방어해야" [클릭 e종목]"카카오, 새 성장동력 필요...목표주가 하향" ·쿠팡 등 단 3개로 줄어든다. 같은 시기에 삼보컴퓨터 같은 곳은 ‘대기업 명단’에서 자취를 감췄다. 강력한 후보였던 팬택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기업이 제대로 크지 못하는 국가는 경제 성장에 제한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잘 사는 국가로 성장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대기업 비중이 줄고 있는 한국이 경계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기업 못키우는 대한민국]③대기업 많은 나라가 잘 사는데…PIGS 닮아가는 한국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달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을 대상으로 대기업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대기업 비중은 0.09%로 조사 대상 34개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인구 100만 이상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0.88%)이다. 스위스(0.85%), 캐나다(0.80%), 뉴질랜드(0.48%), 독일(0.44%)이 뒤를 이었다. 반면 그리스는 0.07%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0.09%), 이탈리아(0.10%), 포르투갈·슬로바키아(각 0.11%) 등이 하위 5개 국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종업원 수 300명 미만을 중소기업으로 분류하지만, OECD는 250인 이상 사업체를 대기업으로 분류한다.

[대기업 못키우는 대한민국]③대기업 많은 나라가 잘 사는데…PIGS 닮아가는 한국 원본보기 아이콘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명목 GDP 성장률 기준으로 대기업 비중이 ‘톱5’인 나라(인구 100만 이상)들은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이 49.4%였고, 뉴질랜드(48.4%), 독일(13.6%), 스위스(11.8%), 캐나다(10.8%)가 모두 성장률 10%를 넘겼다. 그러나 대기업 비중이 하위권인 나라들은 한국(44.5%)과 슬로바키아(16.6%) 정도만 선전했을 뿐 포르투갈은 한 자릿수 성장(3.5%)에 그쳤다. 심지어 이탈리아(-8%)와 그리스(-24%)는 오히려 ‘역성장’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는 스페인과 함께 ‘PIGS’로 불리는 나라들이다. PIGS는 2010년대 재정위기를 겪은 국가들의 이니셜을 따서 지은 말이다. 스페인 역시 OECD에서 6번째로 대기업 비중이 작다. 스페인의 2021년 명목 GDP도 2011년에 비해 3.4% 감소했다.

PIGS는 10년간 GDP 순위 도약에도 실패했다. 이탈리아만 8위를 유지했고 스페인은 한 계단 떨어진 14위, 포르투갈은 5계단 하락한 49위였다. 그리스는 37위에서 52위로 내려가 낙폭이 가장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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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대기업 비중이 작아도 10년간 GDP 성장률만 보면 선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근 5년으로 기간을 좁히면 상대적으로 경쟁에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명목 GDP 성장률은 20.7%로 뉴질랜드(32.3%), 캐나다(30.1%), 미국(24.7%), 독일(22.7%) 등 ‘톱5’ 국가들과 비교해 순위가 뒤떨어진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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