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가능한 한국 변호사와 달리
네트워크로 진위 가리기 어려워
미등록자 별도 관리 체계 없어

자격 없는 '가짜' 외국 변호사 문제가 법조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외국 변호사 자격의 진위를 한국에서 손쉽게 가려내기 어려운 데다, 자격이 있더라도 외국법자문사 등록 절차를 밟지 않은 채 활동하는 경우가 있어 관리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Catch me if you can’…로펌에 스며든 가짜 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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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외국 변호사 문제는 단순히 소문에 그치지 않고 판결문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서울남부지법 대여금 소송 판결(2025가단211258)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이 영국 변호사 자격이 있는 것처럼 속여 결혼한 뒤, 혼인 취소 과정에서 배우자에게서 빌린 돈을 갚지 않아 소송을 당했다. 그는 영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것처럼 행세하며 병무청에 입영 연기를 신청했고, 영국 변호사라는 신분을 내세워 학술대회 강연과 변호사 모임 활동에 나섰다. 명함에는 자신을 한 대학교의 객원교수(변호사)라고 소개했고, 영국 사무변호사 관리청(Solicitors Regulation Authority)이 발급한 자격증을 배우자에게 제시하기도 했다. 외국 변호사 자격의 진위가 문제 된 사례다.

현장에서도 비슷한 증언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외국 변호사는 "해외 법조인 자격 취득을 위한 수습 과정을 마치지 않은 인물이 한국 주요 로펌에서 활동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정상적인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는 인물이 한국으로 건너와 외국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격 진위를 가려내기 어려운 데에는 외국 변호사 자격의 특수성도 작용한다. 한국 변호사들은 사법연수원이나 대학, 로스쿨 등을 매개로 인적 네트워크가 촘촘하게 형성돼 있는 반면, 외국 변호사는 이런 네트워크를 통한 교차검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로펌이나 기업도 외국 변호사를 채용할 때 자격과 경력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받지만, 그 진위를 정확히 판별하기는 어렵다. 해당 국가의 로소사이어티나 감독기관에 직접 서류를 조회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일일이 검증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확인 수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와 대한변호사협회는 홈페이지에 외국법자문사 명단을 공개하고 있어, 최소한 한국에서 적법하게 활동할 수 있는 등록 외국 변호사인지는 확인할 수 있다.


외국법자문사법은 외국법자문사의 국내 활동 요건과 위반 시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제6조와 제10조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하려는 외국법자문사는 법무부의 자격 승인을 받은 뒤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해야 한다. 이를 위반해 자격 없이 이익을 목적으로 사무를 취급하거나 알선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제46조). 또 자격 없이 명칭을 사용하거나 취급 사실을 표시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제48조).


다만 미등록자의 활동을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별도 체계는 없다. 법무부는 "외국법자문사법에 따라 외국법자문사의 자격 승인 및 징계에 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자격 승인을 받지 않은 미등록자에 대해서는 법무부 차원의 별도 관리·감독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등록하지 않고 활동한 사례에 대해 대한변협이 직접 고발한 적도 있다. 외국 변호사 B 씨는 외국법자문사로 등록하지 않은 채 2021년부터 2025년 4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이민사무소 홈페이지에 외국법 사무를 취급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게시했다. 대한변협은 이를 외국법자문사법 위반으로 보고 B 씨를 고발했고, 사건은 2025년 8월 검찰에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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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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