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연 동반성장연구소 이사 "국내 프랜차이즈 위기 '정보의 투명성' 확보 시급"
모든 문제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비롯
"현 위기는 시스템의 실패이자 구조적 한계"
"물대 수익→로열티로 본사 수익구조 바꿔야"
'동반성장'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해야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의 원인은 몇몇 악덕 기업의 윤리적 일탈이 아니다. 산업 전체의 수익 모델이 왜곡되면서 발생한 '시스템의 실패'이자 '구조적 한계'다."
이다연 동반성장연구소 이사 겸 청년센터장은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에 최근 불어닥친 위기를 이렇게 진단했다. 이 이사에게 국내 프랜차이즈 위기의 원인과 극복 방안을 물었다.
다음은 이 이사와의 일문일답.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을 위기에 빠트린 근본 원인을 꼽는다면.
▲국내 프랜차이즈 생태계의 근본적인 문제는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출발한다. 9가지 구조적 문제들은 결국 '불투명한 정보'와 '기울어진 권력 구조'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파생됐다. 누군가의 파이를 억지로 떼어내어 다른 쪽에 얹어주자는 인위적인 방식이 아니라, 애초에 파이를 나누는 과정 자체를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즉, '정보의 투명성 확보'가 무엇보다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애초에 본사와 점주 간에 물류 원가와 비용 집행 내역 등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되고 공정한 룰이 세팅된다면, 차액가맹금 과다 수취나 굿즈 강제 매입 같은 세부적인 문제들은 시장의 자율적 감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정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산업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정부 정책이나 입법 과제는.
▲정부와 국회가 반드시 인지하고 해결해야 할 네 가지 핵심 과제가 있다. 먼저,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이다. 현재 산업통상부(진흥)와 중소벤처기업부(보호)로 나뉜 관리 체계를 일원화해서,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일관된 정책이 나와야 한다.
두 번째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차액가맹금 입법 강화 및 '도매가격'의 명확한 정의 조항 신설이다. 현재 가맹사업법 등 관련 규정을 보면 본사의 공급 품목 가격이 '적당한 도매가격'을 넘는 부분을 차액가맹금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법률상 '도매가격'이 무엇인지 명확한 정의가 없다는 것이다. 이 법적 맹점을 악용해 본사가 자의적으로 도매가격을 산정하고, 시중가보다 훨씬 비싼 값에 물건을 떠넘겨도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도매가격의 기준을 법적으로 명확히 규정하는 입법이 시급하다.
세 번째,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갉아먹는 '빨대효과(Straw Effect)' 방지 및 악순환의 고리 단절이다. 가맹점의 매출은 외부 경제 상황에 따라 요동치지만, 본사는 필수품목 공급을 통해 안정적인 '물류대금(물대) 수익'을 추구한다. 경기 침체로 가맹점 매출이 하락할 때 정상적인 파트너라면 고통을 분담해야 하지만, 현실의 본사는 자신의 물대 수익을 보전하거나 증대시키기 위해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품목의 수를 억지로 늘리거나 단가를 올려버린다. 그 결과 가맹점은 적자의 늪에 빠져 폐업하는데, 본사의 이익은 오히려 증가하는 기형적인 현상이 벌어진다. 정부가 막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해 지원금을 줘도, 결국 그 돈은 본사의 유통 마진으로 고스란히 빨려 들어간다. 이 '빨대효과'를 막지 못하면 정부의 소상공인 대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며,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을 강화해야 한다. 통행세 수취나 부당한 비용 전가 등 고질적인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기업의 존립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준의 강력한 과징금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을 위해 제언을 한다면.
▲프랜차이즈는 본래 경험이 부족한 소상공인들이 시스템의 보호 속에서 매출을 내고, 본사는 점주들의 성장을 통해 로열티(Royalty)를 얻는 '상생의 모델'이다. 그런데 지금은 본사가 브랜드 가치를 키워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점주에게 물류를 비싸게 넘기고 비용을 전가해 마진을 뽑아내는 기형적인 구조가 굳어졌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본사가 유통망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합리적인 수수료만 취하면서 브랜드 수익은 로열티로 당당하게 받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 매출은 연간 약 120조~150조원 규모로, 대한민국 GDP의 약 7~8%라는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거대 산업의 시스템이 혁신되지 않으면 국가 경제의 모세혈관이 괴사할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점주를 착취해서 본사만 연명하는 구조는 결국 집단소송과 브랜드의 공멸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동반성장은 본사에 부담을 지우는 족쇄가 아니라, K-프랜차이즈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거시적 생존 전략이다. 본사 없는 가맹점이 없듯 가맹점 없는 본사도 존재할 수 없다는 상식을 경영에 녹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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