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I, 사료·비료 해외 의존 경고…AI·비축·신소재 등 4대 대응 제시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전쟁과 환율 변동으로 심화된 농자재 공급망 위기를 진단하고, 과학기술 기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사료와 비료 등 필수 농자재의 해외 의존 구조가 고착된 상황에서 국제 정세 변화가 곧바로 국내 농업 비용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STEPI는 최근 발간한 '과학기술정책 브리프' 제63호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원화 약세가 맞물리며 농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주량 STEPI 선임연구위원은 "필수 농자재 공급망 불안이 국내 농업 기반을 구조적으로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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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한국은 축산 사료의 90% 이상을 미국·브라질·우크라이나 등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무기질 비료 원료는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이 겹치며 농가가 비용 상승을 감당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생산 비용은 오르지만 판매 가격은 쉽게 올리지 못하는 '가격비용 압착(Cost-Price Squeeze)' 현상이 장기화되며 농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이처럼 전쟁과 환율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한 농자재 공급 구조를 점검하고, 이를 과학기술 기반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AI·비축·신소재"…과학기술 기반 대응 시급


보고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 기반 대응 방안으로 네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디지털·인공지능(AI)을 활용한 농가 경영 지원 인프라를 강화해 비용 관리와 생산성을 동시에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곤충 단백질과 미세조류 등 신사료 소재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지속가능 항공유(SAF) 산업 및 곡물 가공(Crush) 산업과 연계한 전략 비축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평상시에는 에너지 산업에 활용하면서, 위기 시에는 사료로 전환 가능한 '이중 활용' 구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아울러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의 일부를 곡물 엘리베이터 등 해외 식량 조달 인프라에 전략적으로 투입하고, 비료 원료의 전략 비축과 함께 정밀시비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밀시비는 작물과 토양 상태에 맞춰 비료를 필요한 만큼만 투입하는 기술로,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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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임연구위원은 "식량과 농업은 국가 전략자산이며 이를 지탱하는 힘은 과학기술"이라며 "현재의 지원 중심 정책을 과학기술 기반의 효율화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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