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Z세대서 '차이나맥싱' 콘텐츠 확산
고물가·학자금 부담…중국을 '대안'으로 소비
"현실 불만 반영된 트렌드" 분석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을 중심으로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중국처럼 살기'를 뜻하는 이른바 '차이나맥싱(Chinamaxxing)'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트렌드 해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를 미국의 문화 영향력 약화 신호로 보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높은 주거비와 학자금 부담 등으로 젊은이들의 여건이 악화하면서 미국 사회에 대한 불만과 결핍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왕홍 체험을 AI로 만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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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미 경제지 포춘은 미국 Z세대 사이에서 확산 중인 '차이나맥싱' 현상에 대해 조명했다.


오랜 시간 동안 미국 문화는 음악과 소비재, 패션 등을 통해 글로벌 문화를 주도해왔다. 군사력이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라는 매력을 바탕으로 국가 영향력을 확대해온 것이다. 코카콜라와 리바이스 청바지 등은 미국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포춘 창립자 헨리 루스는 이를 '아메리칸 세기(American century)'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틱톡에서는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등 전 세계 Z세대 크리에이터들이 스스로를 '중국 시대(Chinese era)'에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들은 뜨거운 물을 마시고, 훠궈를 먹으며 실내에서 슬리퍼를 신고 중국 도시를 경험하는 모습을 공유한다.


이른바 '중국처럼 되기(Becoming Chinese)' 현상은 표면적으로는 밈(meme, 인터넷 유행 콘텐츠)이지만, 이를 미국의 소프트파워 균열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


틱톡 콘텐츠는 몇 가지 일정한 유형으로 나뉜다. 먼저 따뜻한 물과 과일, 한방차, 괄사, 규칙적인 수면과 아침 운동 등을 강조하는 '웰니스' 콘텐츠가 있고, 트레이닝복을 입고 길가에 쪼그려 앉는 등 중국 노년층의 일상을 따라 하는 영상도 있다. 이는 미국식 과도한 경쟁 문화에 대한 대안적 이미지로 소비된다.


또 다른 유형은 '사회 인프라 콘텐츠'다. 고속철도가 정시에 도착하는 모습,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중국 선전의 스카이라인, 전기차, 드론 쇼, 간편결제와 저렴한 음식 등은 미래가 중국에서 구현되고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한다.


기술 평론가 아프라 왕은 "(Z세대의) 현실은 정체돼 있는데 중국은 도시를 새로 건설하고 있다"며 "고속철을 만들 수 없지만, 영상을 통해 이를 접하다 보면 중국이 미래처럼 보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콘텐츠 확산의 배경으로 중국에 대한 선망보다는 미국 사회에 대한 불만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저렴한 주거, 효율적인 대중교통, 안전한 거리, 다세대 공동체, 공동 식사 문화 등 미국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생활 여건에 대한 동경이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미국 공립대 4년 학비는 5만~6만달러 수준인 반면 중국은 3000~5000달러 수준"이라며 "미국 가구는 연간 약 5177달러를 의료비로 지출하고 있고, 의료 부채를 경험한 성인도 절반에 육박한다. 반면 중국의 의료비는 연간 350~56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주거비 역시 미국은 소득의 25~35%를 차지하지만, 중국 주요 도시는 이보다 크게 낮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차이나맥싱 트렌드를 미국 문화에 대한 거부로 보지는 않는다. 미국 광고회사 오길비의 리드 리트먼은 "Z세대는 정체성을 고정된 것으로 보지 않고 조합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며 "'중국 시대'라는 표현은 진영 이동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을 시도하는 것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목적지가 아니라 욕망을 투영하는 '캔버스'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안정감, 공동체, 번영, 일상의 여유 등 현재 삶에서 부족하다고 느끼는 요소들이 중국 이미지에 투영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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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결국 핵심은 단순한 '친중' 현상이 아니라, 기존에 약속됐던 삶의 경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타난 세대적 반응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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