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위기에 압수수색까지…한숨 깊어진 정유업계 '뒤숭숭'
검찰, 정유4사·석유협회 압색
'유가 담합' 겨냥한 사정 칼날
공정위 조사 이어 수사 확대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검찰이 국내 정유 업계의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대외 변수에 따른 가격 상승 압박에 더해 사정 당국의 칼날까지 겨눠지며 정유 업계가 '이중 부담'에 직면한 모양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전날 오전부터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사와 이들을 회원사로 둔 사단법인 대한석유협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9일 범부처 합동점검단과 함께 서울 송파구 정유사 직영 주유소를 불시에 방문해 가격, 유통, 품질 등에 불법행위가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사전 협의를 통해 국내 유통되는 유류 및 석유제품의 가격을 임의로 올리거나 동결하는 등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가 담합에 대한 엄정 대응을 지시한 지 약 2주 만에 검찰이 선제적 단속에 나선 것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9일 석유제품 공급 단가의 급격한 변동을 포착하고 4대 정유사와 일부 지역 주유소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날 검찰 압수수색을 계기로 이번 기름값 상승이 단순 가격 문제를 넘어 정유사 담합과 유통 구조까지 얽힌 복합 위기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연동되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오를 때는 빠르게, 내릴 때는 천천히 움직인다는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주유소 간 가격 동조화와 정유사 출고가 인상 시점의 유사성, 특정 시점 이후 급격한 동반 상승 등이 담합 정황이라는 입장이다. 만약 이번 검찰 조사에서 담합 사실이 명확히 드러날 경우, 대규모 과징금과 형사처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정유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조사를 이미 진행한 상황에서 검찰까지 압수수색에 나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원유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고 대한석유협회도 최고가격제 시행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압수수색까지 이어져 몹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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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도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법무부에서도 관련 언급이 있어 검찰 압수수색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담합 여부를 들여다봤지만 최종적으로 담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며 "이번 조사에도 최대한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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