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장례식장 내 화장 시설 도입해야" 생애말기 고령인구 급증, 정책 전환 시급
병원 장례식장 내 소규모 화장시설
대도시 내 소규모·분산형 공급 방식
심리적 거부감과 혜택 전체 공유·비용 일부 집중 구조 완화
정부는 관리·감독과 안전망 구축에 집중
민간은 자본과 효율성 발휘 '산업적 관점' 접근해야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생애 말기 고령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노인요양시설과 화장시설 확충을 위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관리·감독과 안전망 구축에 집중하고, 민간은 공급 주체로서 자본과 효율성을 발휘하는 '산업적 관점'의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으로, 이를 위해선 시장 진입장벽 제거와 인센티브 구조 개편 등 '규제 정비'가 필수적이란 분석이다.
장시령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0일 한은 경제연구원과 연세대학교 인구와 인재 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초고령사회와 생애 말기 필수산업의 활성화'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장 부연구위원은 "향후 25년간 생애 말기 고령인구가 2배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공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정부는 관리·감독과 취약계층 지원에 집중하고, 인프라 확충과 서비스 혁신은 민간에 맡겨 급증하는 수요를 '사회적 부담'이 아닌 '산업적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짚었다.
생애 말기 고령인구 급증 '2050년 64만명'…대도시, 수요 비해 공급 턱없다
급속한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사망 전 1~2년 중증 돌봄과 임종 준비가 필요한 생애 말기 고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해당 인구는 2001년 14만8000명에서 지난해 29만2000명으로 늘었고, 2050년에는 63만9000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고령화에 따른 잠재 수요 증가에 더해 정책적 지원 확대, 가족 돌봄 기능 약화, 사회적 인식 변화가 맞물리며 시설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2008년 이후 중증 돌봄이 필요한 '생애 말기 고령인구'와 '일상생활활동 제약 고령인구'가 각각 연평균 3.6%, 4.2% 늘어난 데 비해, 입소 현원은 연평균 8.0%로 2배 빠르게 증가했다. 화장시설도 2000년 이후 사망자 수(연평균 1.5%)보다 화장 건수의 증가세(6.0%)가 빠르게 늘며, 화장률은 2000년 33.5%에서 2024년 94.0%로 급등해 장례 방식의 표준으로 정착했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양적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요자가 체감하는 '유효 공급'이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노인요양시설의 입소정원은 2008년 이후 연평균 8.4% 증가했으나, 선호도 높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평가 A·B등급 시설은 38%에 그쳤다. 이로 인해 A등급 시설은 1년 이상 대기가 발생하는 반면 하위 시설은 정원 미달을 겪는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화장시설 역시 일시적 수요 급증이나 팬데믹 대응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3일차 화장률'은 2019년 86.2%에서 2022년 73.6%로 하락 후, 2025년 75.5%에 머물러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수요가 집중된 서울·부산 등 대도시권에서 오히려 공급 기반이 취약한 '지역 간 수요·공급 미스매치'가 전체 수급 불균형을 주도하고 있다. 서울과 전북을 비교하면, 2024년 노인요양시설 잔여 정원(정원-현원)은 서울이 생애 말기 고령인구 수 대비 3.4%로 거의 포화 상태인 반면 전북은 12.4%로 여유가 있었다. 2024년 화장시설 가동 여력(적정가동 건수-실제 화장 건수)도 서울은 사망자 수 대비 -11.7%로 과부하 상태인 반면 전북은 116.2%에 달한다. 장 부연구위원은 "이런 수급 불균형은 생애 말기 삶의 질과 존엄한 마무리를 위협하고, 사회 전체의 손실과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수급 불균형, '인센티브 불일치'서 비롯됐다
노인요양시설과 화장시설의 수급 불균형은 법률적·행정적 제약으로 인해 수요가 집중된 지역일수록 비용 대비 공급자의 편익이 낮아지는 '인센티브 불일치'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장 부연구위원은 "노인요양시설은 '일당 정액수가제'가 지역별 부동산 비용 격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대도시권의 진입 비용이 크다"며 "이로 인해 대도시권은 수요가 충분해도 신규 진입이 억제되고 공급이 비대도시권으로 편중된다"고 진단했다. 실증분석에서도 지가가 10% 높을수록 잔여 정원 비율(1~2등급자 수 대비)은 2.3%포인트 감소하고, 비용 절감으로 평가점수(부동산 고비용 지역 기준)가 0.14점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화장시설은 '혜택 전체 공유·비용 일부 집중' 구조로 인한 님비현상이 발생하고, 그 결과 행정적 제약이 강화되면서 수요지에서의 설치 장벽이 크게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님비현상은 공급을 지연시키고, 지자체의 신중한 대응으로 이어져 신고제임에도 민간 진입이 제약돼 전국 62개소 중 61개소가 공설인 구조를 낳고 있다. 실증분석 결과 면적당 선거인 수가 절반이면 설치 확률은 2배 높아졌다. 이러한 입지 왜곡은 결국 주민의 피해로 되돌아오는 '부메랑 효과'를 초래해, 면적당 선거인 수가 10% 많은 지역일수록 '3일차 화장률'은 0.7%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는 관리·감독, 민간은 이익 내야 '불균형 해소'…규제 정비 필수적
노인요양시설과 화장시설의 확충을 위해서는 공공의 체계적 관리하에 규제 체계를 정비하고 인센티브 구조를 재검토함으로써 민간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장 부연구위원은 "노인요양시설의 경우 요양 서비스는 현행과 같이 공적으로 보장하되 토지·건물 소유에 따른 기회비용인 귀속임대료는 법정 비급여 항목으로 분리해 이용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대도시의 높은 부동산 비용이 보전돼 도심 내 안정적 공급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이용자의 부담을 보완하기 위해 '사전 저축 제도'나 '주택연금 연계' 등 방안을 병행하고, 비용에 상응하는 질을 담보하기 위해 시설 이동 장벽을 보다 낮추는 제도적 장치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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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시설의 경우 '병원 장례식장 내 소규모 화장시설'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공간을 활용한 대도시 내 소규모·분산형 공급 방식으로 심리적 거부감과 혜택 전체 공유·비용 일부 집중 구조를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임종과 장례, 화장을 한 공간에서 마무리해 유족 편의를 높이고, 시설 분포의 불균형을 완화해 지역 갈등도 줄여줄 것"이라며 "엄격한 환경·안전 기준을 마련해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는 동시에 설치를 제약하는 의료법 및 용도지역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설치비와 기술 지원 등을 통해 민간 공급 생태계 조성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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