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2건서 작년 179건으로
올해도 10월까지 벌써 212건
정치권, 출국금지 남용 개선 나서
법무장관도 "대책 마련 필요"

법무부, 수사기관 출국금지 요청 불허 4년간 두 배 늘어[Invest&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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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지난 8월부터 출국금지 상태다. K팝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시상식이 줄줄이 열리는 연말이지만, 한국 대표 연예기획사의 수장은 해외 일정을 잡지도 못하고, 초청을 받아도 참석할 수 없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도 출국금지로 해외 일정에 차질을 빚을 뻔했다. 조 부회장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사하는 사건에 연루돼 7월 소환 통보를 받았다. 당시 조 부회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의장 자격으로 공식 해외 일정과 3차 회의를 주관해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특검팀과 일정을 조율한 끝에 출국금지 해제가 이뤄졌다.


1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법무부가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출국금지 요청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리는 사례가 지난 4년 동안 100% 가까이 증가했다. 수사기관의 출국금지 신청 중 법무부가 불허한 건수는 2021년 92건에서 지난해 179건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불허 건수는 213건이다.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를 넘겼다. 반면 수사기관의 출국금지 요청은 2021년 6303건에서 2023년에는 9248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8763건에 달했다. 출국금지는 범죄 수사와 재판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운용된다. 하지만 요청 대비 불허된 비율을 따져보면, 4년 사이 40% 정도 출국금지 요청이 늘어난 데 비해 불허 비율이 두 배가량 높아 수사기관이 편의를 이유로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제한하는 데 무감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과 정부는 출국금지 남용 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지난달 13일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피의자와 참고인의 출국금지 요건 차등화 ▲수사기관의 출국금지 필요성 구체적 소명 의무화 ▲수사상 필요에 따른 출국금지 미통지 기간 1개월로 단축 ▲출국금지심의위원회의의 출국금지 기간 연장 및 이의 신청 등을 심의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국정감사에서 "출국금지 자체가 인권침해 소지가 있어 내부 통제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고, 이의신청 절차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혐의의 경중이나 도주 우려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는 광범위한 출국 제한은 기업 경영에 차질을 빚게 하기도 하지만 통상 문제로도 비화할 수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지난 2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불공정 무역 관행'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근로기준법 위반, 세관 신고 오류 등을 이유로 형사 기소되거나 출국금지 등을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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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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