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걸린 직원 임의 해고·불륜 소문 퍼트린 국립대 직원, 법원은…
"징계 절차상 하자" 주장에 법원
"해고 효력에 영향 없어" 기각
강원지역 한 국립대 생활협동조합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근무수당 부정 수령 등 수십 건의 비위 행위로 해고됐다.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해고 무효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적법한 징계라고 판단했다.
18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민사2부는 강원지역 한 국립대 생협 사무국 전 직원 A씨가 생협을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를 판결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2002년 입사해 2022년부터 생협 사무국 기획부장으로 일했다. 그는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등을 이유로 2023년 5월 직위해제·대기발령 받은 데 이어 같은 해 7월 해고됐다.
소장에 따르면 A씨는 학교에 근무하는 B씨에게 시간 외 근무 상신을 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B씨 팀 직원의 인사발령을 하면서 B씨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B씨에 대해서만 임금 인상 재고 없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려고 하면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B씨가 유부남 상사와 불륜관계라는 소문을 직장 내에 퍼뜨렸다. B씨가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고, 노동 당국은 그의 비위 행위를 확인했다.
A씨가 학교에 재산 피해를 끼친 점도 밝혀졌다. 그는 2013년부터 약 10년간 협력사인 커피전문점으로 지인을 대동해 음료값을 내지 않고 무상으로 이용했다. 대학 편의점에 설치된 냉장 쇼케이스를 임의로 철거해 지인의 농막에 기증하기도 했다.
징계 대상 행위로는 직원들에게 명확한 설명 없이 퇴근 전까지 사직하라고 강요하거나 금전적 배상을 요구한 점도 있다. 특히 건강검진에서 간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진행하던 직원을 근로계약이 만료됐다며 임의로 해고했다. 이로 인해 학교 측은 1개월분의 급여에 해당하는 해고 예고수당을 추가 지급해야 했다. 학교 자산 무단 반출·사적 사용 등 총 열여섯 건의 비위 행위도 문제가 됐다.
"A씨의 행위, 업무의 적정 범위 넘어"
A씨 측은 "징계 절차 과정에서 구체적인 징계사유를 알지 못했고, 충분한 변명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행위가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지 않았다며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징계로 인해 받지 못한 급여와 각종 수당 등 약 1억1000만원의 임금을 요구했다.
1심은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에 약 스무 가지의 징계 혐의에 관한 소명을 요구하는 내용이 기재된 점 등에 비춰볼 때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서는 B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으며, A씨의 행위가 업무의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봤다.
법원은 "원고의 징계 대상행위가 장기간에 걸쳐 다수이고, 대부분 내부규정과 업무 보고체계 등을 전혀 준수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업무처리를 하거나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해 처분한 것"이라며 "과실이 아니라 고의에 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피해 근로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원고는 반성보다는 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진술한 직원들을 무고죄로 고소하고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려는 태도를 보여 징계 대상행위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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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은 원심의 판단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기각했다. 한편 생협 측은 A씨가 냉장 쇼케이스를 멋대로 철거해 지인 농막에 기증하면서 발생한 손해액을 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2심은 손해액 약 780만원을 물어내라는 1심 판결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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