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근로관계 성립 인정… 평가 아닌 근로기간으로 봐야”

4일간 4시간씩 교육·근무한 시용(수습) 근로자를 전화 통화로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양상윤 부장판사)는 9월5일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 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2024구합82817).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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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A사는 의료기, 의료소품, 위생용품 도소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울산 울주군 소재 본점과 울산 동구 소재 울산대학교병원점, 울산 남구 소재 중앙병원점 등 2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B씨는 울산 동구 소재 울산대학교병원점에서 2023년 10월23일부터 2023년 10월30일까지 근무 및 교육을 받았다. 이후 A 사는 2023년 10월31일 B 씨에게 전화통화를 통해 구두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 의사표시를 했다. B씨는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 해고 구제 신청을 했고, 인용됐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해당 사업장이 상시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장에 해당하고, 사회통념상 해고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회사가 해고 절차도 지키지 않아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고 했다.

A사는 이 판정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노위 역시 울산지방노동위원회와 동일한 이유로 재심 신청을 기각했다.


A사는 "이 사건 지점은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 해당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이 사건 근로자는 시용근로자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며, 본채용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중노위의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단]

서울행정법원은 A 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상시근로자 수와 관련 A사는 '5인 미만의 사업장'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본점과 이 사건의 지점은 하나의 법인에 의해 운영됐다"며 "본점과 지점이 하나의 정관을 보유하고, 의사결정이 독자적으로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사 본점의 대표이사와 이 사건 지점 대표자가 동일인"이라며 "B씨 역시 해당 대표자가 직접 면접을 보고 협의를 했다"고 했다. 본점과 지점이 경영상 일체를 이룬다는 이유로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장으로 해석한 것이다.


'B씨가 시용근로자가 아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묵시적으로 시용 근로계약이 체결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B씨는 4일간 4시간씩 매장상품 용도, 위치 파악, 고객 응대 방법 등 교육을 받았다"며 "교육 내용은 회사 측이 채용공고에 기재한 근로 내용과 동일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2023년 11월1일 B씨에게 4일분의 일당을 급여로 지급했다"며 "B씨의 교육기간이 평가 단계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근로 대가를 지불하고 업무 수행 교육 훈련을 하는 근로기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채용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4일간 4시간씩 교육 기간만을 거쳐 채용 거부를 했다"며 "이는 B씨의 신뢰에 반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등 업무 적격성을 판단하기에 충분한 평가나 교육을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근무 기간이 총 4일간 16시간밖에 되지 않아 충분히 개선의 기회가 부여될 수 있었다"며 "업무 역량 미달의 이유라는 원고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씨의 학력 사항에 허위 기재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C고등학교는 2007년 3월1일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환하며 D고등학교로 그 명칭을 변경했다"며 "B씨는 현재의 학교 명칭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고 허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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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희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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