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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차관의 사퇴를 계기로 교수 출신 인사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교수 출신 관료들은 대외적인 메시지 관리 경험이 부족해 정책 동력을 약화할 수 있는 미숙한 대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이에 대해 “20년 이상 행정 현장을 버틴 관료의 내공을 교수 출신이 대체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정책 전문가들은 이상경 전 차관의 사퇴를 두고 “학계 출신 인사의 한계가 나타난 것으로 대외적으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 문제를 키웠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이 전 차관이 출연한 방송 전체를 보면 정책 설계와 추진 배경을 납득 가능하게 설명한 것으로 전체 맥락에서 보면 문제가 없다”면서 “공개 석상에서 이를 고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언론 훈련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훈련된 관료라면 공개 자리에서 그런 표현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차관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설명하기 위해 출연한 유튜브에서 “시장이 안정화되면 그때 사면 된다”고 해 여론의 거센 반발을 샀다. 전세를 통한 자금 조달이라는 사적 금융과 은행 대출이라는 공적 금융 규제를 함께 조여 집값을 낮출 수 있다는 정책적 자신감을 설명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러나 과거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에도 집값은 계속 상승했던 데 따른 실수요자의 불안감을 고려하지 못한 말이었다. 이를 계기로 배우자의 33억 원대 아파트 매입이 알려지며 ‘갭투자’ 논란까지 번졌다.


공직 생활을 오래 한 관료들은 공개 석상에서 메시지를 극도로 절제하는 편이다. 이 전 차관과 같은 취지의 발언을 비공식 석상에서 한 정부 고위 관료도 있었다. 그는 정책 의지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집값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현했지만, 철저히 오프더레코드 조건에서만 이뤄진 발언이었다. 한 관료는 “기자들과 사석에서 만나 정책 이해를 위해 제공해야 할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면서도, 공개적인 보도 과정에서 필요한 어휘와 단어는 조심스럽게 고르는 경험이 수십년간 쌓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국민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만 답하며 말을 아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을 낮추는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는 세수보다 증시 활성화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언급하며 정책 방향을 매우 조심스럽게 시사했다. 세율 인하 내용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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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전문가들은 교수 출신 인사를 고위직에 기용하는 흐름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무관 시절부터 쌓아온 대외적인 소통 능력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이재명 정부는 학계 출신을 대외적 소통 역량이 중요한 자리에 배치했다. 외교부 김진아 2차관은 교수 출신으로 외교 실무 경험이 없고, 유엔대사로 임명된 차지훈 대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로 외교 경력이 없다. 이에 대해서도 “특히 외교는 언어와 네트워크, 위기 대응 능력에서 소통이 매우 중요한 만큼 수십 년 쌓아온 관료들의 외교 행정 경험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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